[스마트FOCUS] 한 식구였던 BBQ와 bhc, 어쩌다 '앙숙'이 됐나
[스마트FOCUS] 한 식구였던 BBQ와 bhc, 어쩌다 '앙숙'이 됐나
  • 김소희
  • 승인 2019.02.2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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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BBQ와 3위 bhc, 2004년부터 한 지붕 아래서 9년간 동행
bhc 매각 후 5년째 맞소송… 진흙탕 싸움 규모만 1조원
업계불황에도 치킨게임은 현재진행형
BBQ와 bhc의 치킨게임이 2013년 결별 이후부터 현재진행형이다./사진=각 사
BBQ와 bhc의 치킨게임이 2013년 결별 이후부터 현재진행형이다./사진=각 사

[스마트경제] 국내 대표적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BBQ와 bhc가 한솥밥을 먹던 막역한 형제 사이에서 서로 물고 뜯는 원수가 됐다. 현재 BBQ와 bhc는 각종 소송과 고소·고발에 따라 약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결별 전까지 BBQ와 bhc는 형제였다

2004년 8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를 뒤흔들 소식이 들렸다. 주인공은 바로 당시 1위인 BBQ와 3위인 bhc였다.

BBQ를 보유한 제너시스BBQ가 헤세드통상과 bhc 및 생맥주 전문점 큐즈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인수금액은 30억원으로 알려졌다.

BBQ는 인수 당시 기준 전국 매장 수가 bhc의 550여개를 포함한 2500여 개, 연 매출은 5000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로 거듭났다.

특히, BBQ는 교촌치킨 등 1위를 목표로 BBQ를 맹추격하던 후순위 업체들을 따돌리고 최강자로 업계를 평정할 수 있게 됐다. 

BBQ와 bhc의 한 지붕 생활은 약 9년 만에 끝이 났다. 제너시스BBQ가 2013년 7월 로하틴그룹(TRG)의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FSA)에 bhc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BBQ와 bhc 사이에 오간 계약 및 계약파기, 손해배상 청구, 고소 등 사건일지./표=김소희 기자
BBQ와 bhc 사이에 오간 계약 및 계약파기, 손해배상 청구, 고소 등 사건일지./표=김소희 기자

◇이제는 철천지원수… 손해배상 규모만 무려 1조원

BBQ와 bhc는 ‘남’에서 더 나아가 서로를 공격하기 바쁜 ‘앙숙’이 됐다.

시작은 2014년 9월 FSA가 BBQ를 상대로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부터다. FSA는 BBQ가 bhc의 가맹점 수를 부풀린 탓에 더 비싼 값을 냈다고 주장했다. ICC는 FSA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BBQ는 FSA에 98억원을 배상했다.

2015년에는 bhc가 BBQ를 기밀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BBQ 직원이 bhc 신제품 원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인데, 이 때는 BBQ가 혐의를 인정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BBQ와 bhc 간의 ‘치킨게임’이 본격화됐다.

BBQ와 bhc는 2017년에만 계약 파기, 대금 청구소송, 임직원 고소, 사기혐의 고소 등을 연달아 제기하는 등 서로를 향해 쉴 새 없이 총구를 겨눴다.

BBQ는 2017년 4월 신메뉴 개발 등 정보보안을 이유로 ‘10년간 물류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공급해주겠다’는 내용의 매각 계약을 파기하고 물류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에 bhc는 bhc와 물류센터 판매금액인 12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2360억원의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으로 맞불을 놨다.

그러자 BBQ의 고소 및 계약파기가 잇따랐다. 우선 BBQ는 같은 해 8월 영업비밀 침해로 bhc 임직원 40여 명을 고소했다. BBQ는 일부 임원진이 BBQ 정보통신망에 무단 침입해 각종 영업기밀을 불법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또 10월과 11월에는 각각 상품공급 계약을 파기하고 박현종 bhc 회장을 배임·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박현종 회장 고소 건의 경우, bhc 개점 예정 점포수의 과다 산정 및 폐점 예정 점포수 과소 산정이 이유였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bhc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듬해인 2018년 2월, BBQ를 상대로 법원에 상품공급대금 54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BBQ는 여기에 추가로 박현종 회장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BBQ는 자체 피해 산정액이 7000억원에 이르지만 우선 1000억원에 대한 소만 제기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한 검찰 고소 역시 무혐의로 일단락됐다.

결국 두 회사가 각축을 벌이듯 제소한 손해배상을 모두 취합하면 그 규모만 1조원을 웃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좌)과 박현종 bhc 회장(우)/사진=연합뉴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좌)과 박현종 bhc 회장(우)/사진=연합뉴스

◇업계, 양사의 다툼 ‘소모전’이란 관측… 가맹점주 불안 고조 우려도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진 BBQ와 bhc의 혈전에 업계에서는 ‘소모전’으로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각종 규제와 돌발 이슈로 인해 업계 자체가 불황인 가운데, 한 때 형제였던 업체가 물고 뜯는 것이 이미지 쇄신 및 실적 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9년 동안 같은 회사에 소속돼 있던 두 브랜드가 결별한 후 2014년부터 햇수로 벌써 6년째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며 “업계 1위 자리에서 밀려난 데에는 이 부분이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BBQ와 bhc의 가맹점주들의 불안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새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가맹본부의 싸움에 가맹점주만 눈치를 보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하루빨리 마무리되는 것이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김소희 기자 ksh333@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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