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1분 상식] 펜디 샤넬 그리고 칼 라거펠트
[스마트 1분 상식] 펜디 샤넬 그리고 칼 라거펠트
  • 양세정
  • 승인 2019.0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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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샤넬의 환생자, 펜디에 숨결을 불어놓은 가장 영향력있는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샤넬과 펜디를 아우르는 패션의 아이콘 칼 라거펠트. 사진=샤넬 홈페이지
샤넬과 펜디를 아우르는 패션의 아이콘 칼 라거펠트. 사진=샤넬 홈페이지

[스마트경제] 19일 외신을 통해 샤넬이 밝힌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의 사망 소식은 패션계를 슬픔에 빠트렸습니다. 수많은 국내외 연예인과 모델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글을 올렸습니다.

라거펠트는 85세로 고령의 나이었지만 샤넬과 펜디 수장으로 일하며 매해 평균 14개의 컬렉션을 지휘할 정도로 정력적인 디자이너였습니다. 2년 전 펜디 패션쇼에서는 “아이디어는 당신이 일할 때 나온다”고 말했다고도 전해집니다. 

1933년 9월 10일 독일 북부 도시 함부르크에서 스웨덴 출신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사업가 아버지 밑에서 여유로운 유년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거펠트의 삶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저서를 남긴 알리시아 드레이크에 의하면, 그는 어려서부터 드로잉에 뛰어났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소년 시절에도 예술과 옷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라거펠트는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 경연에서 코트 부문 1등을 하면서 파리 패션계에 입문했습니다. 파리 패션계의 아웃사이더로 디자이너로서 길을 모색하던 그는 1965년부터 펜디(Fendi)와 관계를 맺었습니다. 1925년 로마에서 탄생한 펜디는 숙련된 모피 가공 기술로 유명했지만 브랜드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라거펠트는 펜디 가 자매들과 함께 더블 F 로고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모피 소재를 자유롭게 변형해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펜디는 1977년 기성복 라인을 출시하고, 1984년 넥타이, 선글라스 등 액세서리 컬렉션을 추가하며 세계적인 토털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습니다. 펜디와 칼 라거펠트의 협력 관계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는 사망 직전 펜디 컬렉션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샤넬의 상징인 칼 라거펠트가 공식적으로 영입된 날은 1982년 9월입니다. 당시에는 독일인이자 기성복 디자이너라는 라거펠트의 정체성과 경력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샤넬 소유주들은 샤넬 하우스에도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 칼 라거펠트를 적임자로 판단했습니다. 

이 판단은 적중해서 칼 라거펠트는 지금까지도 샤넬을 회생시킨 사람이라고 불립니다. 1983년 1월 샤넬 오트 쿠튀르 컬렉션 데뷔 무대를 통해 칼 라거펠트는 죽은 샤넬을 환생시켰다는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기존에 끌로에와 맺었던 계약이 종료된 직후 1984년부터는 샤넬의 프레타 포르테까지 감독하며 샤넬 제국의 건설을 본격적으로 주도했습니다.

그는 샤넬의 책임 디자이너로 있으면서 펜디, 클로에 등과 본인의 이름을 딴 칼 라거펠트 등 여러 패션 브랜드의 옷들을 디자인하며 전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인정 받았습니다. 

이랬던 그도 최근에는 구설수에 오른 적 있었는데요. 지난해 프랑스 패션잡지  ‘누메로‘와의 인터뷰에서 “성추행 폭로에 나선 모델들이 피해 기억을 되살리기까지 수십 년이나 걸리는 게 놀랍다“며 전세계적으로 펼쳐진 ‘미투운동(Me Too Movement)‘에 대해 “지긋지긋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영국 팝가수 아델에는 “너무 뚱뚱하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빈의 여동생인 피파 미들턴에게는 “못생겨서 뒷모습만 봤으면 좋겠다“고 했고, 비정상적으로 마른 모델이 이슈가 되자 뚱뚱한 모델이 보고 싶겠냐는 말도 했습니다.

샤넬은 라거펠트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라거펠트와 함께 작업해 온 버지니 비아르를 수석디자이너로 임명했습니다. 펜디는 아직까지 후임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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