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팰리세이드' 6개월도 기꺼이 기다릴 수 있는 차
[시승기] 현대 '팰리세이드' 6개월도 기꺼이 기다릴 수 있는 차
  • 한승주
  • 승인 2019.03.03 18: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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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스마트경제] 이 차의 등장 이후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강세를 보였던 싼타페, G4 렉스턴, 모하비 등 동급경쟁 모델은 급격히 판매량이 감소했고 자동차 시장 전반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 왔다.

수요가 넘쳐나는 탓에 구매자들은 수 개월을 기다려야 이 차를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북미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던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국내 판매까지 전격 결정돼, 이 차의 대항마로 경쟁하게 될 예정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 진행된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인기그룹 방탄소년단이 이 차를 타고 등장해 전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차를 두고 성능 대비 가격이 너무 저렴해 ‘현대차의 실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로 ‘팰리세이드’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다양한 편의사양 등 강점이 많은 SUV는 신차 구매자들의 선택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단골 차량이다. 국민 여가 시간의 증가, 아웃도어의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이어가던 SUV는 지난해 12월에 출시된 팰리세이드가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고급세단까지 몰아내는 등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당초 올해 팰리세이드의 연간 내수 판매량을 2만5000대 수준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계약된 수량만 이미 6만대를 넘어섰다. 지금 주문하면 차를 받기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긴 대기 기간에도 여전히 대리점에는 팰리세이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팰리세이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다. 최상위 모델에 모든 옵션을 적용해도 5000만원이 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팰리세이드가 예상했던 가격보다 낮게 책정됐기 때문에 옵션을 추가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다른 차량들과는 다르게 팰리세이드는 소비자들이 옵션을 더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익스클루시브 모델보다 상위버전인 프레스티지 모델의 수요가 8배정도 많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물량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열풍이 불고 있는 팰리세이드를 직접 느껴봤다.

팰리세이드의 마치 장갑차를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외형이 매우 인상적이다. 현대차는 더 큰 SUV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팰리세이드를 출시했다. 동급 최장 축간거리를 자랑하는 팰리세이드는 길이 4980㎜, 폭 1975㎜, 높이 1750㎜, 휠베이스 2900㎜다.

압도적인 크기와 더불어 차 전면에 캐스캐이딩 그릴 디자인, 분리형 헤드램프 등을 도입해 강한 역동성과 힘을 살려냈다.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곳곳에 매력을 숨겨뒀다.

팰리세이드 전면부.
팰리세이드 전면부.

외관과는 달리 내부 이미지는 탑승자에게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은 팰리세이드 출시 당시 “현대인은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며 자동차는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되고 있다”며 “팰리세이드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고객들의 삶을 이루는 공간이자 삶에 가치를 더하는 ‘당신만의 영역’이 될 차”라고 말했다. 

공간의 의미를 고민한 현대차의 노력이 팰리세이드 내부에 담겨 있다. 

수평을 강조한 대시보드와 10.25인치 디스플레이, 버튼식 변속레버 등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슬라이딩 방식의 커버 아래 컵홀더와 스마트 디바이스 무선충전 공간, 센터 콘솔 내부와 하단부의 마련된 수납공간은 현대차의 공간 활용 능력을 엿볼 수 있다.

팰리세이드 대시보드와 버튼식 변속레버.
팰리세이드 대시보드와 버튼식 변속레버.

동급 중에 가장 긴 휠베이스 덕에 운전석은 물론이고 2열, 3열까지도 넉넉한 공간을 제공해 탑승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2열 시트에 부착된 ‘워크인’ 버튼을 누르면 등받이가 자동으로 접혀 3열 탑승자의 승하차를 편리하게 돕는다. 2열 승객을 위한 열선시트, 220V 인버터와 USB, 컵홀더 등 편의장비도 잘 갖춰졌다.

팰리세이드 3열의 레그룸.
팰리세이드 3열의 레그룸.

팰리세이드의 3열은 인상적이었다. 기존 SUV의 3열은 사실상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팰리세이드의 3열은 꽤 널찍한 레그룸을 제공해 패밀리카로서 장점도 살렸다. 특히 3열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성인 여성 정도는 전혀 불편함 없이 탑승이 가능하다.  

탑승자보다 짐이 많을 경우 3열을 완전히 접고 일반적인 SUV처럼 트렁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캠핑용품이나 캐리어 가방을 적재한다고 가정해도 공간이 남을 것처럼 느껴졌다. 3열 시트를 폴딩 한 상태에서 적재공간은 동급 최대 수준인 1297ℓ다.

3열을 폴딩한 트렁크.
3열을 폴딩한 트렁크.

시승차량은 가솔린 3.8 터보 모델로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kgf·m, 공차중량 1870kg이다. 디젤엔진보다 최고출력이 약 90마력 높은 3.8L V6 GDi 엔진은 연료 효율을 개선한 애킨슨 사이클 엔진으로 연비는 8.9km/ℓ수준이다.

팰리세이드의 덩치에 비하면 최고출력은 약하다는 전문가의 평가대로 주행에서 강력한 힘을 느낄 수는 없었다. 다만 일반 도로에서는 결코 부족함이 없었고 SUV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승차감이 좋았다.

SPORT모드로 변경하자 훌륭한 가속 응답성을 보여줬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를 돌때도 우수한 접지력으로 부드럽게 빠져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고속주행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이 안정적이었고 풍절음이나 엔진소음도 거슬리지 않았다.   

팰리세이드의 주행보조 장치는 대형 SUV를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사각지대가 영상으로 표시돼 차선변경 할 때 사각지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팰리세이드 스티어링 휠.
팰리세이드 스티어링 휠.

주행모드는 푸시 버튼 조작으로 ‘드라이브’와 ‘험로주행’ 모드를 전환할 수 있으며, 드라이브 모드는 'COMFORT' 'ECO'  'SPORT'외에 ‘SMART' 모드까지 지원한다. 또 전자식 AWD시스템을 통해 주행환경에 맞춰 전/후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팰리세이드는 △전방충돌경고 △차로이탈경고 △후측방 충돌경고 △후석승객알림 △안전 하차보조 등 다양한 주행안전기술을 탑재했다. 옵션사항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top &Go) 시스템은 고속주행에서 직접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주행이 가능해 장시간 운전자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에 충분했다.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이번 팰리세이드 시승을 통해 대형 SUV가 주는 매력을 충분히 느꼈다. 특히 자녀가 있거나 3세대가 어우러져 사는 대가족일 경우 팰리세이드는 구매자들의 니즈를 대부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차량이다. 카니발이 독점하던 패밀리카 시장에 새로운 대안도 가능하다.

팰리세이드를 플래그십 SUV라 당당히 밝힌 현대자동차의 숨은 노력과 투자를 엿볼 수 있었지만 존재감이나 상징성, 프리미엄 감성 등 플래그십 이라는 단어에 아직 부족한 부분도 존재했다.

그러나 3500만원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떠올린다면 소소한 단점은 눈감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주문해도 올해 말이나 내년 즈음 팰리세이드를 받을 수 있는 현실은 불만족이다.

다행히 현대자동차는 팰리세이드의 국내 반응이 뜨거운 만큼 생산라인을 곧 증설해 인기를 잇는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018년 컨퍼런스 콜에서 구자용 현대차 상무는 “현재까지 계약된 물량이 올해 당사가 잠정 기대한 수치보다 초과했다”며 “팰리세이드를 주문한 고객들의 대기시간 단축과 신차효과 극대화를 위해 생산능력증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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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를린우동 2019-03-04 09:13:42
사지도 않은 놈이 기다릴수 있다느니 헛소리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