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 리포트] 미투, 충무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영화산업 리포트] 미투, 충무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 황성운
  • 승인 2018.03.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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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계, 법조계, 교육계 등 우리 사회 전체게 걸쳐 '미투' 운동이 거셌다. 영화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겉으로 알려진 것 외에도 영화산업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제작, 홍보·마케팅, 배급, 극장 그리고 감독 배우까지 속칭 '갑을' 관계는 물론 선후배 사이로 촘촘하게 맺고 있는 산업적 특성도 한 몫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맥스무비 조사에서도 타 업계보다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73%에 달했다. 

이처럼 영화계를 덮친 '미투' 운동이 산업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화 관객 10명 중 8명은 미투 운동 지지는 물론 지목된 영화인의 영화는 거부하겠다고 응답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객의 82%는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영화인의 작품을 관람하지 않겠다고 조사됐다. 가해자가 반성을 하더라도 '영화를 보겠다'고 한 관객은 8%에 불과했다. 

이처럼 영화계는 미투의 확산과 여론의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소문만 돌아도 캐스팅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또 촬영분 편집, 재촬영 등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떠안고서라도 '미투' 가해자와의 연결고리를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다. 

직군별로 구분하면 제작과 홍보 마케팅이 가장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홍보 마케팅 인력 대부분이 현재 여성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영화의 흥행이나 제작 환경을 보면, 이들은 대부분 '남자'를 상대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영화 그 자체에 대한 일뿐만 아니라 영화 외적인 것까지 짐을 짊어져야 하는 영화산업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이중고통이다. 

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스태프, 배우 등도 유사하다. 가령 신인 남배우보다 여배우가 성희롱, 성폭력 환경에 더욱 쉽게 노출된다는 의미다. 최근 '미투' 폭로된 조근현 감독의 녹취록에 담겨진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는 말이 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영화계 내 성폭력 실태를 제대로 점검하고 성평등 환경을 조성하자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여성영화인들은 올바른 성평등을 위한 센터인 '든든'을 개소하기도 했다. 실제 든든이 발표한 영화계 성평등 환경은 배우, 작가, 스태프 등 영화계 종사자 749명 중 46.1%가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그간 만연했던 한국영화계 성폭력적 관행을 함께 돌이켜보고, 과거의 폭로에 그치지 않고 미래 지향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황성운 기자jabongdo@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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