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일까 무모함일까'…LG화학 공격투자에 엇갈린 평가
'혁신일까 무모함일까'…LG화학 공격투자에 엇갈린 평가
  • 스마트경제
  • 승인 2019.03.1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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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강화 따라 등급 유지" vs "수익 불확실성 커져 전망 하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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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최근 LG화학[051910]의 배터리·석유화학 투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선 캐시카우 역할의 기초소재 사업과 함께 미래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성장동력 강화'로 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지금의 공격적 투자가 재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리스크'로 판단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신용평가는 전날 LG화학의 신용등급은 '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조정 이유에 대해 S&P는 "LG화학이 설비 투자와 차입금 증가로 인해 향후 24개월 동안 현재의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올해 약 6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는 지난 2011∼2017년의 연간 투자규모인 1조∼2조5천억원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S&P는 LG화학의 향후 2년간 영업 현금흐름을 연간 3조5천억∼4조원 수준으로 추정하면서 "동사의 확대된 설비 투자와 배당 지급을 충당하기에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LG화학의 조정 차입금은 재작년 말 1조1천억원에서 작년 말 약 3조6천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말에는 6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S&P는 내다본다.

향후 업황 개선 수준이 현재의 재무적 부담을 만회할 만큼이 아니라는 점도 S&P가 우려하는 대목이었다.

LG화학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어 기초소재 석유화학 부문이 업황 둔화 사이클보다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겠지만, 그럼에도 석유화학 사업의 변동성이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제한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또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 우려로 수익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특히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투자를 낙관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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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함형도 연구원은 "BMW·GM·폭스바겐·현대기아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며, 지속적인 신규 수주물량 확보와 이미 수주를 받은 프로젝트의 물량 증대 요청에 맞춰 공장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며 "공격적인 배터리 투자가 빛을 보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LG화학에 대한 과감한 인재 영입이나 투자가 잇따른 점도 LG화학이 안정보다는 '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짐작게 한다.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될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은 구 회장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물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사례였다.

또 지난 연말 인사에서 LG화학은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은 김종현 부사장이 사장 승진하는 등 역대 최다 수준으로 39명의 임원 승진이 단행되며 그룹 차원에서 힘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 체제에 들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려는 선택과 집중 경향을 보인다"며 "다만 현실적인 재무적 부담을 우려하는 시장을 어떻게 설득해나갈지는 신 부회장의 경영 역량에 달린 셈"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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