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구조조정 급한 車업계… 현대차 노조 "인력감축 반대"
전기차 시대, 구조조정 급한 車업계… 현대차 노조 "인력감축 반대"
  • 한승주
  • 승인 2019.03.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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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GM·포드 등 글로벌 제조사 인력감축 발표
전기차, 내연기관보다 생산단순해 잉여인력 발생
현대차, 2025년 생산직 일자리 7000개 줄어
현대차 노조, 1만명 채용요구… 노사갈등 예고
GM은 지난해 11월 북미공장 5~7곳의 폐쇄와 인력 약 1만4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GM은 지난해 11월 북미공장 5~7곳의 폐쇄와 인력 약 1만4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자동차 시장 위축과 친환경차 시대에 맞춰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주요생산 도시의 공장을 폐쇄하고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예고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움직임과는 달리 현대자동차 노조는 불가피한 인력감축에 반대하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 1083만대를 판매한 완성차업계 1위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시장 전략인 ‘로드맵E’를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총 80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자동차 전체 판매량의 25%를 순수 전기차로 채울 예정이며 연간 3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폭스바겐은 최근 2023년까지 최대 7000명의 직원 감축으로 59억유로(약 7조5600억원)를 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그룹 회장은 “인력 감축으로 인한 비용 절감을 향후 전기 모델로의 전환으로 투자와 행정의 디지털, 새로운 IT시스템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지난달 4250명의 인력 감축을 진행하며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의 크루즈 생산을 중단했다. 앞서 GM은 지난해 5월 한국 군산공장에 이어 북미공장 5~7곳의 폐쇄와 인력 약 1만4000명을 감축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포드는 지난 13일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미 지난달 브라질 공장은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닛산과 토요타, 테슬라 등도 잇달아 인원 감축에 동참하며 완성차업계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공유경제 확산, 중국 등 주요시장 위축과 같은 이유와 더불어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에 대비하는 업계의 변화 때문이라 분석된다. 실제로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의 차량보다 부품이 37%나 줄어들어 투입인원이 적게 필요하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인력 구조 변화에도 감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조는 인력 구조 변화에도 감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도 친환경차 시대에 맞춰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자동차를 45만대까지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사측은 노조에 “2025년이 되면 생산직 일자리 7000여 개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정년퇴직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필요인원은 정규직으로 충원하는 규정의 조항을 근거로 들며 인력 구조 변화에도 감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입장과 관련해 최근 소식지를 통해 “2025년까지 정규직 1만7500여명이 정년퇴직한다”며 “7000명 잉여분을 감안하더라도 1만명의 정규직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노조가 주장한 정규직 1만명 채용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20일 ‘2019 현대차그룹 협력사 채용박람회’ 개막식에서 윤 부회장은 “정년 퇴직으로 발생하는 인력감소에 대비해 신규 충원을 요구한 노조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6%대 수익률을 기록한 GM은 1만4700여명의 인력감축을 단행했다”며 “미래환경 변화에 대비해 인력감축에 나선 것인데 현대차는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감소가 이뤄지면서 이러한 구조조정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7일 미래 고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회의 후속 조치로 이달 중순 울산 넥쏘 수소전기차 공장과 경기 의왕 연구소를 공동 방문했다.

이후 노조는 “전기차,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넋 놓고 있다간 조합원들에게 일자리 감소란 무서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며 “집행부는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올해 최대의 쟁점으로 여기고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 갈등을 예고했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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