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산업 돋보기] 방탄, 증권가에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엔터산업 돋보기] 방탄, 증권가에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
  • 홍동희
  • 승인 2018.03.2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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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케이팝 최고의 히트상품은 방탄소년단(BTS)이라는 점에 토를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방탄소년단은 케이팝 불모지였던 미국 본토에서 주목받았다. 최근 싸이(PSY)의 활약이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의 케이스는 조금 다른 의미가 있다. 싸이가 독특한 안무와 흥미로운 음악으로 유튜브 등을 통해 전세계인에게 주목받은 케이스라면, 방탄소년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전세계 팬을 확보하고 소통하면서 점차 이름을 알렸고, 결국 팝의 본고장인 미국까지 진출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BTS의 성공은 주식상장과 투자의 관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통해 2017년 매출액 924억원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직전연도인 2016년 매출액 355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방탄소년단이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빅히트의 미래가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그룹 특유의 화려한 외형 성장이 재무적 실적으로도 확인된 사례인데다, 30%에 가까운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보였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투자 대상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엔터업계 1, 2위인 SM(3654억원), YG(3499억원) 매출액의 4분의 1 수준이면서 영업이익은 SM(109억원), YG(252억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인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엄청나게 장사를 잘했다는 것이고, 이는 BTS 라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의 '빅 히트' 에 집중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의 성장이 계속되자 기업공개(IPO)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미국 미디어 그룹 블룸버그는 지난 11월 18일 방시혁 대표의 인터뷰를 공개하면서 "빅히트 엔터 주주들인 중국계 레전드홀딩스, 국내 벤처 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 등과 IPO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증권업계는 올해 엔터업계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빅히트의 코스닥 직상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빅히트는 공식적으로 코스닥 상장을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빅히트는 느긋하지만 증권사 직원들은 BTS 성공 사례를 공부하기에 바쁘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가 기업 공개를 선택한 뒤에도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우선 "흥행 성적에 따라 들쭉날쭉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수익성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점이다. 지금의 방탄소년단 초인기가 수 년이 지나면 오히려 기업에 부담을 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SM·YG, 빅2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연예사업 외에 패션, 요식업, 영상제작 등 수익다각화에 나서며 외형성장에 골몰하는 이유가 바로 흥행여부에 따른 수익성 리스크를 완하해보고자 하는 데 에 있다. 그런데 수익다각화가 성공하면 외형과 실적 두 마리를 잡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기존사업의 수익성 마저 갉아먹는다는 치명적 함정이 있다. 빅히트는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딜레마를 헤쳐나갈 제3의 길을 보여줄 수 있을까? 

빅히트는 분명 ‘빅3’에 비하면 규모도, 자본도 뒤졌다. 하지만 치밀한 기획력과 꾸준한 도전, 그리고 SNS라는 새로운 팬 소통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냈다. 이미 방탄의 성공만으로도 탁월한 성과를 평가받는데 이견을 달 수 없다. 그러나 증권가와 자본시장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레벨업이 어떻게 이뤄질지 빅히트를 통해 확인하고 싶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한 흥행수익 안정화, 연예산업을 라이센스 비즈니스와 컨텐츠 산업으로 확장해 비즈니스 레벨업을 이뤄내는 창조적 진화를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다. 과연 빅히트는 산업계의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오랜 숙원이며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단순히 이들이 가진 경제 가치를 넘어, K팝이 미국은 물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홍동희 기자 dh.hong@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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