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기 고장·고의훼손·전기장판 대체…'난방비 0원' 백태
계량기 고장·고의훼손·전기장판 대체…'난방비 0원' 백태
  • 뉴스편집팀
  • 승인 2019.04.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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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만4천가구중 계량기 고장은 2만7천가구…신월시영은 61%가 난방비 제로
11만6천가구는 실제 난방비 쓰지 않고 겨울보내…"서민 주거복지 관심 대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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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의 아파트 난방비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지난 겨울 전국 19만4천222가구가 다양한 사유로 난방비가 '0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중에서도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면제받은 가구는 2만7천865가구로 300가구 이상인 단지만 전국 9곳에 달했다.

특히 난방비를 아끼려 전기장판 등으로 대체한 덕분에 실제로 난방비가 제로인 집도 11만6천가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국토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아파트 관리비 중 난방비 0원 가구 내역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국 222만여 가구에 대한 방대한 취합자료인 만큼 개별 아파트의 정확한 난방비 부과 내역은 단지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 0원' 300가구 이상 단지 수두룩

이번 실태조사에서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면제받은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로 2천256가구 중 1천384가구(61.3%)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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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를 단순 합산한 것으로, 두달 모두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가 중복 계산됐을 수 있다.

하지만 난방비가 0원이지만 아직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기타'로 분류된 가구도 457가구가 있다. 이 중에서도 계량기 고장으로 공짜 난방을 즐긴 가구가 있을 수 있다.

앞서 언론 보도에서 이 아파트 900여가구가 작년 12월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그 다음으로는 수원시 권선구 N아파트로 1천50가구 중 674가구(64.1%)가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계량기 배터리의 문제인 것으로 드러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D단지(1천193가구)에서도 533가구(44.6%)가 계량기 고장 때문에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K아파트도 2천64가구 중 498가구(24.1%), 인천시 서구 H아파트도 2천134가구 중 414가구(19.4%)가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안 낸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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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고양시 덕양구 D아파트(402가구)와 경남 김해시 J단지(350가구), 고양시 덕양구 R아파트(336가구), 성남시 분당 S아파트(309가구) 등 총 9개 단지가 300가구 이상 난방비를 안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서울 노원구의 모 주공단지에서는 2천830가구가 있는데 2천682가구의 난방비가 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에 대해선 아직 정확한 이유가 파악되지 않았다.

지자체 관계자는 국토부에 "집 내부 확인이 잘 안 되거나 납부를 잘 하지 않는 경우로 결국 이사 정산을 할 때 전액 부과를 하고 있다"라고 보고했다.

◇ 전기장판으로 겨울 보낸 가구도 11만6천275가구

이번 실태조사에서 지난 겨울 난방비가 0원인 가구 중 11만6천275가구는 실제 거주하면서도 전기장판 등으로 대체해 아파트의 중앙·지역난방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추운 겨울 난방비를 따로 내느니 전기장판이나 온열기 등으로 겨울을 난 셈이다.

이들은 실태조사에서 난방비가 0원인 전체 19만4천222가구의 59.8%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5만9천63가구로 가장 많았다. 서울은 2만2천329가구, 인천 8천759가구, 대구 7천627가구, 경남 4천755가구, 충북 4천446가구 등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노원구 상계동 모 단지(2천392가구) 617가구가, 도봉구 창동의 모 아파트(1천764가구) 607가구가 지역난방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에선 안양시 동안구의 모 아파트(1천710가구)에서 1천48가구가, 광명시 하안동 모 단지(2천66가구) 900가구가 난방을 하지 않았다.

정부가 서민층의 주거복지에 대해 좀 더 세심한 관심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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