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미국서 폐질환으로 별세… 45년 항공의 별 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미국서 폐질환으로 별세… 45년 항공의 별 지다
  • 한승주
  • 승인 2019.04.08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A서 숙환으로 별세… 조현아 등 가족, 임종 지켜봐
한진그룹 관련 재판‧수사 즉시 중단
45년간 대한항공 이끌었지만… 지난 달 주총서 연임실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스마트경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월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이날 새벽 0시 1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으로 한진그룹 일가와 관련된 모든 재판이 즉시 중단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조 회장의 사망 소식을 접했으며 이에 따라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재판장이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에 대해 추가로 진행하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수사도 중단될 예정이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부인 이명희씨와 장녀 조현아씨의 형사 재판도 장기간 미뤄지게 됐다.

조 회장은 1949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첫째 아들로 태어나 1974년 대한항공에 몸 담은 이래로 반세기 동안 항공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조 회장은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 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으며,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2003년 조 회장은 이 시기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으며 대한항공 성장을 이끌었다.

아울러 조 회장은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에 이어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준비와 관련해 경기장 및 개폐회식 준공 기반을 만들었다. 

지난 27일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자로서 화려한 업적을 이뤘지만, 말년은 좋지 못했다. 3남매와 부인 이명희 씨의 각종 비리와 갑질로 수년간 도덕적 지탄과 검찰 조사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지난 달 조 회장은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 시민단체의 반대 등으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첫 번째 낙마 CEO라는 오명도 얻었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별세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이라며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의사결정을 진행해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구를 포함한 장례일정에 대해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