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으로 번진 '새벽배송'… 눈덩이 적자 버텨낼까
치킨게임으로 번진 '새벽배송'… 눈덩이 적자 버텨낼까
  • 양세정
  • 승인 2019.04.10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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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지난해 매출 1571억원·영업손실 337억원 계속 증가
대기업들 연이어 새벽배송 가세하면서 경쟁 더욱더 치열
마케팅 및 물류비용 버텨내는 곳이 최후의 승자… 초반 승기 잡아야 '생존'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사진=마켓컬리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사진=마켓컬리

[스마트경제]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현재 신선식품 배송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은 단연 마켓컬리다.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샛별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워 온라인 유통업체의 샛별처럼 떠올랐다. 

이에 기존 대형 유통업체인 GS리테일은 ‘GS fresh‘, 롯데마트와 슈퍼는 ‘롯데프레시‘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롯데프레시는 지난달부터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롯데 오토프레시 의왕센터’를 오픈했고 올해 내로 4개 센터로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이밖에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지난해 10월 신선식품 배송 ‘로켓프레시‘를 론칭하고 유료 회원 멤버십 ‘로켓와우‘를 통해 신선식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멤버십 가입자는 약 170만명에 달한다. 

‘신선식품 배송=충성고객 확보‘라는 공식으로 이어지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기존 대형 유통업체까지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기존 업체까지 무리하게 규모를 키우며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인 주식회사 컬리 매출은 지난해 1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설립 후 29억원, 2016년 174억원, 2017년 466억원에 이어 마켓컬리는 돌풍같은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매출 규모에 비례해 적자 규모도 늘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54억원, 2016년 88억원, 2017년 124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337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마켓컬리가 몸집을 키우면서 판매비와 관리비 역시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운반비, 포장비, 광고선전비가 전년대비 대폭 확대됐다. 

운반비는 2017년 55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고, 포장비는 40억원에서 지난해 177억원으로 4배 이상 지출했다. 여기에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148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24억원에 비해 52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올해 초부터는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 TV CF를 온에어하고 포털사이트 광고 노출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광고선전비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는 지난 4일 1000억 규모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안정적인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는 데 집중 투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신선식품을 직매입하는 방식은 물류관리 비용이 계속 늘 수 밖에 없어 올해도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마켓컬리에 앞서 이커머스 업체 쿠팡의 연이은 적자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쿠팡은 온라인 판매 중개업체지만, 직매입 상품 매출 비중은 2017년을 기준으로 이미 90%에 달한 바 있다. 

쿠팡이 직매입 사업을 확장하면서 물류·배송 비용도 크게 늘어나 지난 2014년부터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1조751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쿠팡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 누적 적자 규모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위메프는 영업손실 390억원을 기록했지만, 손익 개선에는 성공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신선식품 직매입 서비스인 ‘신선생’ 사업을 중단하는 등 직매입 매출 비중을 줄이고 중개 방식 사업을 강화한 것이 적자폭을 줄이는 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이 충성고객 유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가장 핫한 관심사로 떠올랐다“며 “대형업체는 물류·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비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결국 초반 시장 장악을 위한 막대한 비용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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