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계속 물 붓는 이커머스… 올해도 투자·마케팅 이어간다
'밑빠진 독'에 계속 물 붓는 이커머스… 올해도 투자·마케팅 이어간다
  • 양세정
  • 승인 2019.04.17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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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지난해 매출 전년 比 65% 성장한 4조4228억원 기록, 단일 기업으로 최대
위메프·티몬·11번가, 이어지는 적자행렬
이베이코리아·인터파크, 성장세 둔화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빅3를 비롯해 지난해 업계 기업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빅3를 비롯해 지난해 업계 기업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마트경제] 지난 15일 쿠팡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지난해에도 이커머스 3사와 11번가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와 인터파크는 그나마 흑자를 봤지만 규모가 줄어들었다. 

쿠팡의 2018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은 4조4228억원으로 전년대비 65% 성장했다.

지난해 위메프, 티몬, 11번가,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등 주요 온라인 판매 중개업체 매출액을 모두 합해도 3조대인 것에 비해 단일 기업으로 4조원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지난 2017년 6389억원에 비해 72% 가량 증가한 1조9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누적 적자만 2조를 넘는다. 쿠팡은 계속된 적자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적자 배경으로 물류 인프라, 상품 품목수를 꼽았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37만평에 축구장 167개 넓이 규모다. 물류 인프라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는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핵심 시설이다.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면서 지난해 쿠팡은 2만4000명을 직간접적으로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원을 지출했다. 또한 지난해 로켓배송 상품 품목수를 500만종으로 늘리고 로켓프레시, 와우배송 등 신사업을 론칭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하게 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메프는 390억원 적자로 지난 2017년에 비해 6.4%로 적자폭을 감소했지만, 매출 역시 줄어들었다. 지난해 위메프 매출은 4294억원으로, 2017년 4730억원에 비해 430억 이상 줄었다. 

티몬과 쿠팡이 매출 상승곡선을 뚜렷이 보인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위메프는 직매입 서비스를 줄여 물류비용을 줄인만큼, 올해 특가 상품 이벤트 등 마케팅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4972억원, 영업손실은 12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 2017년에 비해 40% 성장했지만, 영업 손실액 역시 전년대비 7% 늘어났다.   

티몬 역시 쿠팡과 마찬가지로 영업손실이 늘어난 이유로 물류 인프라 구축 관련 투자, 오픈 마켓 사업 확대를 위한 IT 개발 비용을 꼽았다. 

지난해 9월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한 11번가는 영업손실 폭은 줄였지만, 매출은 전년 수준을 기록했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6744억원에 영업손실은 6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1540억원보다 56% 감소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판매 중개 업체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기존 대형 유통업체가 시장 진입에 나섰다. 사진=신세계, 롯데쇼핑, 홈플러스 각 사 제공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판매 중개 업체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기존 대형 유통업체가 시장 진입에 나섰다. 사진=신세계, 롯데쇼핑, 홈플러스 각 사 제공

이베이코리아와 인터파크는 업계 내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봤지만, 흑자규모는 감소했다.

G마켓·옥션·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그간 온라인 판매중개 업체 중 매출과 영업이익 모범 사례로 꼽혀왔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가 1조 클럽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지난해 매출 9812억을 기록해 전년대비 3.1% 성장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지난 2017년 623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137억원 가량 감소했다. 2015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한 셈이다. 

인터파크 역시 매출은 5285억원으로 전년대비 460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3%가 감소한 44억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업체 빅3인 쿠팡, 위메프, 티몬을 포함해 온라인 판매 중개업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충성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기존 대형 유통업체인 신세계, 롯데, 홈플러스 등도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2030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업계는 투자와 마케팅에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다"며 "빠른 배송, 특가 상품 등 이커머스 업체간 각자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나름대로 노선을 취하고 있고, IT 기반 서비스와 편의성 면에서 앞으로도 기업마다 특색있게 운영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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