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2주, 불안정한 서비스에 불법보조금 논란까지
5G 상용화 2주, 불안정한 서비스에 불법보조금 논란까지
  • 한승주
  • 승인 2019.04.1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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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 15만 넘어… 이통 3사, 고객 모시기 경쟁 치열
139만원이 0원으로… 대놓고 불법보조금
5G가입자, 품질 불안정으로 불만 호소도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판매업체가 밀집된 이곳에서 불법 보조금이 활개를 치고 있다. 사진=한승주 기자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는 휴대폰 판매업체가 밀집된 곳이다. 사진=한승주 기자

[스마트경제] 5G 상용화 2주,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과 함께 과도한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단통법을 비웃는 불법 보조금 논란이 거세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상용화가 시작된 이통3사의 갤럭시S10 5G 가입자가 개통 하루 만에 일제히 1만명을 돌파하며 이미 5G 가입자 수가 15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5G 초기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이통3사의 공격적인 보조금 혜택 덕이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 당일인 지난 5일 11만2000원~19만3000원 수준의 지원금을 공시했다. 이후 이틀 만에 30만8000원~47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텔레콤도 기존 13만4000원~22만원이었던 공시지원금을 32만~54만6000원으로 변경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KT도 지난 13일 뒤늦게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공시한 바 있다.

통신3사의 공식 보조금 외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밀집된 휴대폰 상가에 추가 불법 보조금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제값 주고 산 사람이 바보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전경. 사진=한승주 기자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전경. 사진=한승주 기자

“가격만 확인하고 가시죠. 여기보다 싸게 해드리는 곳 없어요”

18일 오후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찾아가 본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휴대폰 상가에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판매점 직원들의 눈치 작전이 한창이었다. 평일 오후여서 사람이 많지 않은 탓에 손님이 지나갈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계산기를 든 매장 직원들이 파격가를 외치며 영업에 나섰다.

한 매장에 들러 갤럭시S10 5G를 구매하고 싶다고 밝히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를 묻고는 통신사 변경만 하면 실질적으로 ‘0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갤럭시 S10 5G 모델의 256GB 출고가는 139만7000원이다.

업체 판매원은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갈아타는 조건에서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가격이 이렇게 된다”며 계산기에 특정금액을 찍어 보여줬다.

그는 “여기서 현금으로 (특정금액의 일부) 입금만 하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주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알아서 해주는 시스템’은 곧 공시지원금 외에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불법 보조금을 의미했다.

다른 매장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방식의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한 여성 판매원은 “무제한 요금제 가입 하는 조건으로 공시지원금 외에 추가 지원금을 드리고 있다”며 “24개월 약정 시 거의 요금제에 할당하는 금액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기기값은 0원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3종.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3종. 사진=삼성전자

불법 보조금까지 동원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작 5G 가입자들은 5G의 품질문제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등에는 5G가 기존 LTE보다 체감상 빠르지도 않고 곳곳에서 끊겨 LTE로 전환되는 등 불편함이 많다는 의견이 자주 보인다.

실제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5G 기지국 신고 장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5G 기지국은 총 8만5261개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 수도권에만 약 5만4000개의 기지국이 집중되어있어 다른 지역에서는 사실 상 5G를 이용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5G 서비스를 완벽하게 이용하기 위한 기지국 수의 15~20% 수준밖에 구축하지 못해 완전한 커버리지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정부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때문에 무리하게 일정을 밀어붙인 여파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도 한발 물러섰다. LG전자는 오는 19일로 예정되어있던 5G 스마트폰 LG V50 ThinQ의 국내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5G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한 통신업체 대리점 직원은 “5G 기지국이 완벽하게 구축되기까지 어느 정도 감수해야할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신업체와 제조사가 품질 안정화에 힘을 쓰고 있는 만큼 가입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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