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FOCUS] 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논란은 현재진행형
[스마트FOCUS] 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논란은 현재진행형
  • 김소희
  • 승인 2019.04.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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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구속
SK케미칼 증거 은폐 들통 ‘새 국면’…환경부 고발, 검찰 위증 검토 등 촉각
‘동지에서 적’ 애경산업, SK케미칼 상대 7억원대 구상권 청구 소송 제기
SK케미칼이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수사 재개에 따라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SK케미칼은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의 제조사다./사진=연합뉴스
SK케미칼이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수사 재개에 따라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SK케미칼은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의 제조사다./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옥시에 집중됐던 ‘가습기 살균제’ 논란과 관련된 수사당국의 총구가 SK케미칼을 향해 겨눠진 모양새다. 

그 동안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과실치사상 혐의의 관계자 구속, 환경부의 검찰 고발, 검찰 수사 통한 은폐 정황 포착 등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태풍의 눈’ 된 SK케미칼

SK케미칼은 애경산업에서 유통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OEM 방식으로 필러물산이 실질적으로 제품 생산)한 회사다.

때문에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사건이 알려진 2011년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의 2012~2013년 독성실험을 통해서도 SK케미칼이 사용한 원료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처벌을 면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11월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의 고발한 데 이어 환경부가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의 역학조사 관련 연구자료를 제출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검찰이 환경부 자료 등을 기반으로 올해 1월 수사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되면서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사진=연합뉴스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되면서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사진=연합뉴스

그 결과, SK케미칼 관계자 중 처음으로 홍지호 전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홍 전 대표는 SK케미칼이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하던 2002년 대표를 지내며 회사 사업과 관련한 전반을 결정하고 책임졌다.

이로써 SK케미칼을 둘러싼 가습기 살균제 논란에 대한 책임에서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4월 1일에는 SK케미칼 관계자 중 처음으로 박철 부사장이 구속됐다. 박 부사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증거인멸 등이다.

◇SK케미칼, 증거인멸 등 정황 포착…환경부·검찰, 칼 빼들어

SK케미칼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속도가 붙으면서 SK케미칼의 증거인멸 등 베일이 하나 둘 벗겨지고 있다. 

특히, SK케미칼(구 유공)이 가습기 살균제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던 1994년에 실시한 유해성 실험결과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들통 났다. 이 자료에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여부 검증을 위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환경부는 4월 12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SK케미칼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SK케미칼이 올해 1월 수사가 재개된 후 검찰에 제출한 자료를 지난해 진행된 환경부 현장조사 때는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을 입증할 연구결과가 없음에도 ‘가습기 메이트’ 출시를 강행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검찰은 ‘위증’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전담해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2016년 김철 SK케미칼 대표가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정황을 검토 중이다.

당시 김 대표가 ‘유해성 실험 연구 자료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최근까지 관련 자료를 회사 관계자가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3월 25일 김 대표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및 피해자 찾기 예비사업 결과보고 기자회견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및 피해자 찾기 예비사업 결과보고 기자회견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제는 적”… SK케미칼·애경산업, 법적공방 예고

SK케미칼이 동지인 줄 알았던 애경산업과의 책임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애경산업은 SK케미칼로부터 ‘가습기 메이트’를 납품받아 판매한 회사로, 현재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 제조사인 SK케미칼을 상대로 4월 초 7억원대 구상금(타인이 부담해야 할 돈을 미리 낸 후 타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은 검찰 수사에서 줄곧 ‘SK케미칼이 제조한 제품에 라벨만 붙여 판매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번 구상권 청구 소송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애경산업은 2002년 SK케미칼과 제조물책임(PL) 계약을 체결한 데 따라 ‘가습기 메이트’ 제조사인 SK케미칼이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SK케미칼은 제조업체 책임강화 등이 반영된 통상적 계약사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소희 기자 ksh333@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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