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풀려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골프 접대·황제 보석·재벌 봐주기’ 논란
'황제 보석' 논란 이호진 회장, 다시 2심으로 파기 환송… 재벌 봐주기 비난 일어 병보석으로 풀려난 이호진 회장, 버젓이 음주에 흡연하며 자유롭게 돌아다녀 문무일 검찰총장 "사실 관계 더 확인하고 수사 지시 하겠다" 밝혀
[스마트경제]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56) 전 태광그룹 회장이 다시 풀려나면서 ‘황제 보석’ 논란이 일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 25일 오전 11시에 열린 상고심에서 이 전 회장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부분은 인정했지만,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에 일부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해 2심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이 전 회장은 현재 병보석 상태가 계속 유지돼 구속 없이 다음 재판까지 가게 됐다.
이 전 회장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등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회삿돈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구속기소 됐다. 1심과 2심에서는 유죄로 보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일부 무죄로 봐 벌금액을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감경했다. 이후 대법원은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서울 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횡령액을 다시 산정해 징역 3년 6개월에 벌금 6억원을 최종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은 올해까지 병보석을 이유로 제대로 된 구치소 생활을 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6월 간암 3기를 이유로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전 회장이 구치소에 있던 시간은 7년간 재판을 받는 동안 63일에 불과해 ‘황제 보석’ 논란이 꾸준히 일었다.
법원은 집과 병원으로 거주지를 제한했지만, 이 전 회장은 여러 곳에서 목격됐다. 특히 24일 KBS가 이 전 회장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음주와 흡연을 즐긴 사실을 폭로해 공분을 샀다. 방송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마포와 방이동 일대에서 자주 음주와 흡연을 즐겼다. 또 신당동에 들러 떡볶이와 맥주를 즐긴 사실도 포착됐다.
이외에도 지난 21일에는 태광그룹이 계열사 골프장인 ‘휘슬링락CC’에서 5년간 4300여명의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를 한 사실이 보도됐다. 결국 태광그룹이 이 전 회장의 상고심을 앞두고 전방위적인 로비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태광그룹의 골프 접대 의혹에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 검토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태광그룹의 로비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더 확인해보고 수사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태광그룹의 골프 접대에 직원이 연루돼 있다는 혐의에 대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도 한목소리로 태광그룹 이 전 회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흥국생명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황제 보석 중인 태광 이호진 전 회장을 엄벌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은 보석 조건을 위반하고 활보하고 다니고 있으며, 그 사이 태광은 노조파괴 행위를 자행하고 대주주 배당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검찰의 조사 재개와 여론 등을 고려해 이 전 회장의 병보석이 계속 유지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환 기자 gbat@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