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꿈의 결승 무대를 밟을 것인가, 아니면 시즌을 끝낼 것인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앞에 갈림길이 놓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은 9일 오전 4시(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아약스(네덜란드)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1일 홈 1차전에서 0-1로 진 토트넘으로서는 승리 말고는 생각할 게 없는 2차전이다.
1차전 패배에도 창단 이후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노리는 토트넘에 희망은 있다.
이번 2차전에서 토트넘이 1-0으로 승리한다면 연장으로 승부가 이어진다.
두 골 이상 넣고 이기면 골득실차가 같아지는 경우라도 원정 다득점 규정에 원칙에 따라 무조건 토트넘이 결승 진출권을 거머쥔다.
물론, 아약스는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올라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포함해 통산 다섯 번째 대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아약스는 앞서 1970-1971시즌을 시작으로 1971-1972·1972-1973·1994-1995시즌에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게다가 아약스는 최근 네덜란드 정규리그 3경기에 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컵 1경기를 더해 6연승 행진 중이다.
홈 경기에서는 2월 14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1-2로 진 이후로 7경기 연속 무패(6승 1무)의 기세를 올렸다.
다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원정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반면 최근 세 차례 홈 경기에서는 2무 1패를 기록했다.
최근 정규리그 2경기를 포함해 3연패를 당한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다시 기대를 건다.
토트넘은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손흥민마저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한 1차전에서 유효슈팅 1개에 그치면서 무득점 패배를 떠안았다.
손흥민에게도 이번 아약스전은 최근의 연이은 아쉬움을 털어낼 중요한 일전이다.
챔피언스리그 1차전 패배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던 손흥민은 팀에 복귀해 치른 지난 4일 본머스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토트넘 이적 후 처음이자 자신의 프로통산 두 번째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토트넘은 이날 본머스에 0-1로 졌다.
다행히 토트넘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지만, 팀에 큰 부담이 될뻔했다.
퇴장 징계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은 출전할 수 없게 된 손흥민은 그래서 이번 아약스와 경기를 더욱 벼른다.
많은 전문가도 손흥민이 가세할 2차전은 1차전과는 다른 양상이 되리라 전망한다.
토트넘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손흥민의 득점포가 절실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12골(6도움)로 마감했지만, 챔피언스리그가 있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2016-2017시즌 21골)에도 계속 도전할 수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총 20골을 터트렸으나 지난달 18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두 골을 넣은 이후로는 골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에게는 이번 경기가 올 시즌 최종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토트넘이 승리한다면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지성에게만 허락됐던 무대다.
잉글랜드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은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스페인)와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했고, 바르셀로나와 재격돌한 2010-2011시즌 결승전에도 나와 풀타임을 뛰었다.
토트넘이 결승에 오르면 바르셀로나 또는 리버풀(잉글랜드)과 오는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단판으로 우승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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