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전도사 최태원, 그를 바꾼 사람… 동거인 김희영 이사장?
‘사회적 가치’ 전도사 최태원, 그를 바꾼 사람… 동거인 김희영 이사장?
  • 변동진
  • 승인 2019.05.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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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과거의 난 지독한 기업인… 공감 능력 제로”
최태원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 만나… 사회적 기업 배우기 시작”
최태원·김희영, 첫 공개 활동
최태원 SK 회장. /사진=박지영 기자
최태원 SK 회장. /사진=박지영 기자

[스마트경제]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에 빠지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해당 질문에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며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밝힌 ‘그 사람’이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라고 관측한다.

최 회장은 28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서 ‘그룹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는 뭔가’라는 질문에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대답해보라 하니 고민이 된다”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어 “22년 전에 선대 회장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제가 회장에 취임했을 때는 IMF가 있었을 때로, 상당히 어려웠던 시기였다”며 “그때부터 저는 ‘전쟁을 해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래서 살아남긴 했지만, 그 전쟁 끝에 선 저는 그렇게 착한 사람하고는 거리가 먼 지독한 기업인이었다”며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솔직히 저는 공감 능력이 제로였다”며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만 봤다”며 “그러다 보니 제 가슴 속은 텅 비어버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며 “그 사람은 돈 이런 건 전혀 관심 없고 전부 사람이었다”고 답했다.

특히 “가만히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왔었다”며 “저는 공감 능력은 없지만 어떻게든 배워서 이 세상에 있는 문제를 통해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이것이 저한테 목표가 됐다”고 강조했다.

SK 측은 “최 회장은 ‘그 사람’을 특정하지 않았다”며 “제3의 인물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언급한 인물이 김 이사장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둘은 지난 2015년 딸을 낳았다.

또한 이날 ‘Social Value, 미래 인재의 핵심 DNA’를 주제로 열린 마지막 세션에 김 이사장이 참석했다. 두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그 사람을 만난 후)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그러다 보니 따뜻한 감성을 계속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푸는 능력도,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가, 그 측정 등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중증장애인 채용 기업 베어베터 김정호 대표가 이날 패널토론에서 지지적한 ‘SK 장애인 고용 문제’ 관련해 “아침에 제가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도 맞았다”며 “옛날 같으면 화를 냈겠지만 ‘아 저분은 우리를 이렇게 보고 계시네’하는 생각을 하며 이젠 저도 조금은 공감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열린 행사에선 최 회장을 비롯해 사회 각계 인사들이 사회적 가치와 관련한 체험담을 쏟아내고 토론했다. 이 자리에는 SK그룹을 포함한 80여 개의 단체 등 4000여명이 일자리 문제, 환경 오염 등을 토론하며 의견을 나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관련된 20개의 소규모 토론과 50여 개의 전시 부스가 설치됐다.

이와 함께 ‘제4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서는 SK그룹이 작년 한 해 188개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 456억원에 대해 현금 인센티브 87억원을 지급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만 모여서 행사를 하는 것보다는 사회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크 장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것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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