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이들 업체가 불법적으로 D램 가격을 끌어올려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웠다는 게 이유였다.
미국의 대형 로펌 ‘하겐스버먼’은 27일(현지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면서 "2016년과 2017년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을 산 미국 소비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겐스버먼에 따르면 이번 집단 소송은 로펌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구매 상품 등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소송 가담에는 어떠한 비용이나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
지난해 D램 가격은 공급부족 여파로 약 47% 상승했다. 인상된 D램 가격은 고스란히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수익으로 이어졌다. 이에 하겐스버먼은 "세계 D램 시장에서 점유율 96%를 차지하는 3사가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생산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끌어올렸고, 불법적인 이득을 취했다"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D램 가격은 130% 치솟았고, 3사의 매출은 2배 이상 늘었다"고 주장했다.
또 하겐스버먼은 과거에도 유사한 소송에서 승소한 적이 있다며 소비자들의 소송 참여를 독려했다. 앞서 하겐스버먼은 지난 2006년 법무부가 D램 답합 사건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독일 인피니언, 미국 마이크론 등 4개 업체에 1조원 가량의 벌금을 부과하자 소비자 집단 소송을 이끌어 3억달러(약 3200억원) 규모의 민사 배상금을 받아낸 바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 같은 하겐스버먼의 주장에 대해 "D램을 비롯한 반도체 가격은 최근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큰 폭으로 오른 것"이라며 "인공지능, 서버 증설, 암호화폐,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이 급부상하면서 D램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지 법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