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불문하고 인싸 마케팅이 대세
밀레니얼 세대, 오프라인 체험 중요… 줄 서고 캐릭터 인형 받고 고생도 '경험'
[스마트경제] 인싸 놀이, 인싸 프사, 인싸템. ‘인싸’ 수식어가 붙은 각종 유행이 식품·외식업계에도 불고 있다.
인싸는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를 줄인 말로, 무리에 잘 융화되는 사람 또는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을 뜻한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싸와 물건의 조합어인 인싸템부터 인싸춤, 인싸 프사 등 각종 인싸 열풍이 불고 있다.
유행에 따라 사거나 소비하는 밴드왜건 효과를 넘어 자발적인 홍보로 이어지자 업계도 이를 제품이나 마케팅에 이용하는 추세다. 최근 유명 해외 외식업체가 국내에 점포를 열자 매장 앞은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곧바로 SNS 인증으로 이어졌다.
'블루보틀'은 지난달 3일 오픈 당시 고객이 3~4시간을 기다려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인앤아웃' 버거는 지난달 22일까지 팝업스토어로 한정 판매 행사를 진행했고, 오전 일찌감치 햄버거를 구매하려는 고객으로 줄이 이어졌다. 지난 3월 대만 버블티 '타이거슈가'가 홍대 1호점을 오픈했을 당시도 방문객 행렬이 계속됐다.
캐릭터 마케팅도 한창이다. 특히 처갓집 양념치킨의 마스코트 인형 ‘처돌이’는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 2016년 인형을 내놓을 당시만 해도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한 블로거가 ‘처갓집의 마스코트! 처돌이! 처갓집 치킨의 맛은 처돌았지만 처돌이는 처돌지 않았다고 해요’라는 후기를 남기며 SNS에서 유머 코드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달 가정의 달을 맞아 화이트 치킨 구매 시 처돌이 인형을 증정한다는 소식에 구매 요청이 쇄도했다. 당시 처돌이 인형을 산 뒤 본인의 SNS 계정에 사진을 게시한 A씨는 “인형을 이용한 유명한 유머가 있는데 그게 웃기고 귀여워서 치킨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SNS를 통해 드러내는 것이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경험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 ‘트렌드 MZ 2019’에 따르면, 소비 트렌드의 관점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출생자를 뜻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실감 세대’로 규정된다.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오프라인 체험이다. 상품을 단순히 구입하고 사용하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자극을 느끼고 싶어한다. 음식 자체를 먹는 것 외에도 줄을 서고, 인형을 받아들이는 것도 적극적인 경험 소비의 일종인 셈이다. 브랜드를 온‧오프라인 공간에 노출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고, 매출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팔도 ‘괄도네넴띤’이 성공적인 사례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단어를 이용해 지난 2월 출시한 것으로, 당초 한정판 상품으로 기획됐지만 ‘인싸템’으로 광풍을 일으키면서 정식 출시됐다.
한편 업계는 단발성 브랜드 체험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력 자체를 꼽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상품을 증정하는 등 소비자 이목을 끌기 위해 여러 가지 마케팅을 진행하지만 말 그대로 한정적인 효과일 뿐, 소비자 관심이 시들해지면 또 다른 것으로 옮겨가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6년 강남에 ‘쉑쉑버거’가 오픈했을 당시 수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지금은 관심이 시들해진 상태다.
최근 식품기업이나 외식업체가 단기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화제성 높은 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특성에 기반한다. 짧게는 2주, 길게는 2달가량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의 경우 강남이나 홍대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들어선다. 소위 ‘목이 좋은 곳’인 만큼 임대료를 포함한 비용이 상당하지만, 입소문은 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성세대까지 폭넓게 아우르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곤 한다”며 “직접적으로 매출 효과를 바라본다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이라고 말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