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 멤버 김상혁 씨가 지난 2005년 음주운전 3중 추돌사고를 일으킨 후 남긴 궤변이다. 그런데 최근 한 대형 주류회사로부터 이와 유사한 답변을 들었다.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응원한 ‘오비맥주’가 그 주인공이다.
내용은 이렇다. 오비맥주는 지난 1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자사 대표 맥주 브랜드 ‘카스’에 무지개색을 덧입힌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올해로 스무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너의 색깔을 응원해, YASS!”라는 글과 함께 #퀴어축제 #서울퀴어문화축제”라는 해시태그를 걸었다.
오비맥주가 카스 무지개 이미지를 SNS에 올린 날은 서울퀴어문화축제 당일이다. 게다가 무지개가 동성애를 상징한다. 사실상 오비맥주가 자사 최고 인기 품목을 활용, 동성애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행사를 응원한 셈이다.
무엇보다 토종 맥주 브랜드 중 처음으로 동성애 관련 마케팅을 실시한 만큼, 많은 이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물론 동성애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비난을 퍼부었다. 또한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는 입장도 드러냈다.
기자는 찬반논란이 과열돼 취재를 시작했고, 오비맥주 측에 ‘퀴어축제 응원 마케팅을 기획한 취지’에 대해 물었다. 회사 측은 “(카스) 캠페인 일환으로 올린 콘텐츠 중 하나로 결정장애 시대에서 어떤 선택이든 존중하고 응원한다는 취지에서 올렸다”고 답했다. 이어 “기업이 동성애 지지한다는 것을 발표한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뒤 “난 그러지 않았다”고 우기면 과연 누가 믿을까. 한 소비자는 오비맥주의 이번 마케팅에 대해 “맥주가 안 팔리니깐 성소수자 팬이라도 잡고 싶었나”라고 지적했다.
더는 판매확대를 목적으로 사회적 논란(동성애)을 이용한 비상식적인 꼼수 마케팅이 등장하지 않길 바란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