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진의 팩트폭격] 아워홈, 장자승계원칙에 '블루보틀' 놓쳤다?
[변동진의 팩트폭격] 아워홈, 장자승계원칙에 '블루보틀' 놓쳤다?
  • 변동진
  • 승인 2019.06.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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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은 2017년 9월 페이스북에 팩패키지 블루보틀 제품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되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구지은 전 부사장 페이스북
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은 2017년 9월 페이스북에 팩패키지 블루보틀 제품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되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구지은 전 부사장 페이스북

[스마트경제] 커피업계 최대 화제는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이다. 이 브랜드는 ‘커피계 애플’로 불리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3일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을 오픈했을 당시 5시간이 넘는 대기열이 생겼을 정도다.

블루보틀의 인기는 완벽히 정의할 수는 없다. 맛에는 정확한 기준이 없고, 매장 수 역시 스타벅스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점포는 미국 57, 일본의 11개, 한국 3개(성수점 외 삼청점·강남점 오픈예정) 등 71개 수준이다. 무엇보다 주문 후 커피가 나오기까지 1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 현재 40분 안팎의 대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약 1시간을 소비해야 셈이다.

특히 출근길 테이크아웃 고객이나 기다림을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 블루보틀은 관심 외 브랜드일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커피 한잔 먹으려고 1시간이나 소비하는 건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이거나 바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상 접근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現 캘리스코 대표)은 2017년 9월 페이스북에 팩패키지 블루보틀 커피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요거 하려고 네슬레가 인수했네”라며 “내가 어찌 좀 해보려고 했더니만 사람들 생각은 다 같은가보다”라고 덧붙였다.

구 전 부사장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이다.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부인은 고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차녀 이숙희 씨다.

구 전 부사장은 구 회장의 세 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한 인물이다. 2004년 아워홈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LG가(家) 전통인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2016년 3월 구매식재사업본부장 및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외식사업 관계자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만약 구 전 부사장이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고 있었다면, ‘팩패키지 블루보틀’이 성수 1호점보다 앞서 출시되지 않았을까. 당연히 매장에서 직접 제공하는 커피와 차이는 있겠지만, 바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좀 더 일찍 블루보틀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울러 트렌드가 중요한 식품사업 특성상 블루보틀의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현재 아워홈에게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2017년부터 내리막길을 걷는 회사 영업이익에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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