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넷플릭스, 장중 한때 '디즈니 왕국' 추월
잘 나가는 넷플릭스, 장중 한때 '디즈니 왕국' 추월
  • 이덕행
  • 승인 2018.05.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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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세계 최대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지난 24일(현지 시간) 주가 급등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월트디즈니를 제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다. 이날 종가에서 순위는 다시 뒤바뀌었지만 넷플릭스가 창업 21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100년 기업 월트디즈니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가 일제히 주목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오전 장중 전 거래일 대비 2% 이상 올라 시총이 153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디즈니는 1% 하락해 시총이 1,516억달러로 내려앉았다. 넷플릭스가 1923년 설립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공룡 디즈니를 꺾은 순간이다.

디즈니가 업계 1위를 내주자 주요 외신들은 '스트리밍이 미국 최고의 미디어로 평가받은 사건'이라며 종일 들썩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변화의 순간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디지털에 집중한 실리콘밸리 기업이 할리우드 업체보다 가치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각각 1518억 달러, 1522억 달러를 기록하며 디즈니가 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지난 2002년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3만 3000배 치솟은 넷플릭스는 올 들어서도 주가가 82% 급등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타임워너, 21세기 폭스, 비아컴 등 전통적인 미디어 거물을 제친 넷플릭스는 전날 3.95% 상승으로 미국의 케이블TV·인터넷 서비스 기업 컴캐스트의 시총까지 넘어섰다. 이날까지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도 이어갔다.

넷플릭스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디즈니의 아성까지 위협하게 된 데는 버락 오마마 전 대통령 내외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TV쇼를 제작하는 데 합의했다는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의 협력 같은 단기적인 호재 외에도 넷플릭스의 성공에는 많은 장기적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로 커지고 있는 스트리밍 시장을 들었다. 올 1분기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1억 2500만 명에 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나트 쉰들러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가입자수는 연간 8%씩 늘어 2030년에는 3억 6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CNN머니는 독자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기묘한 이야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더 크라운' '루머의 루머의 루머' 등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공급하는 콘텐츠가 큰 성공을 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디즈니를 완전히 따돌리고 업계의 일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전문가들은 시총과 비교해 부족한 실적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컴캐스트와 디즈니가 각각 845억 달러와 55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데 비해 넷플릭스는 116억 달러에 그쳤다. 

경쟁사들의 견제 또한 만만치 않다.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끊기로 결정하고 자체 스트리밍 준비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디즈니가 스트리밍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온라인 콘텐츠 유통에 힘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트리밍'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성장시킨 넷플릭스가 전통의 거물들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새로운 미디어업계 일인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덕행 기자 dh.lee@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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