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은어가 대량으로 출몰하고 있는 가운데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가나가와 현 사가미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은어가 많이 출몰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5월 27일까지 확인된 은어만 4600만 마리를 넘었다고 한다. 가나가와현은 도쿄 남쪽과 경계를 맞댄 지역이다.
풍어임에도 지역 주민들은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은어가 풍어이면 지진이 온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전날에도 가나가와현 사가미강과 사카와강에서 은어가 대풍이었다고 한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일본 도후쿠 산리츠에는 '정어리가 풍어이면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전설이 내려왔고, 1896년 1933년 두번의 큰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 정어리가 풍어였던 기록도 있다고 한다.
흔히 희귀 심해어가 해수면 가까이에서 관찰될 경우 지진의 전조로 여겨진다. 2011년 일본 동북대지진 발생 몇 주 전부터 이시카와현에 10마리의 산갈치(Regalecus)가 해안에 쓸려오거나 그물에 잡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1995년 한신대지진, 2004년 기이반도 남동부 연안 지진 전에도 이 물고기가 발견됐다고 한다.
산갈치는 일본에서 '용궁의 사자'라는 뜻인 류구노쯔카이(龍宮の使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 물고기가 나타나면 그해나 그다음 해에 지진 등 천재지변이 일어난다고 전해지고 있다. 일본식 '인어 전설'을 소재로 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의 주인공 포뇨가 산갈치라는 설도 있다. 포뇨는 육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다 위로 올라오게 되는데, 이를 본 노인이 '쓰나미의 징조'라며 무서워 한다. 포뇨의 붉은 머리카락은 산갈치의 붉고 긴 지느러미와도 비슷하다.
'독사돔발상어(Viper dogfish)' 심해어도 지진의 전조로 꼽힌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올해 2월 동부 대만 지진 전에 이 물고기가 잡혔다고 한다.
일본의 어류학자는 뉴스포스트세븐에 "심해 상어에게는 미세한 전류를 감지하는 로렌치니 기관(Ampullae of Lorenzini)이 있어 지각 변동에서 발생하는 전류를 감지할 가능성도 있다"며 "일반적인 물고기도 저주파를 감지할 수 있는 측선이라는 기관을 갖고 있다. 은어의 대량 발생이 지진과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