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파커 태양 탐사선(Parker Solar Probe)'은 100만°C에 달하는 태양에 접근하면서도 어떻게 녹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파커를 탑재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 델타 IV 헤비 로켓이 앞선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우주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파커 태양 탐사선의 임무는 태양계의 중심에 있는 '불덩어리' 태양에 지금까지의 어떤 인공 물체보다 가까이 접근하고, 불타는 가스 속으로 돌진하는 것이다. 10일 미국 매체 '위어드닷컴'이 탐사선 파커의 내열 시스템에 대해 전했다
태양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임에도 열악한 환경 때문에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고, 몇몇 현상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가령 태양의 대기층 '코로나'는 왜 태양 표면보다 수백 배나 뜨거운지, 태양풍(태양에서 내뿜는 플라즈마의 흐름)은 어떻게 만들어져 태양계 멀리까지 초음속으로 도달하는지 등이다.
파커는 오는 11월 태양에 첫 번째로 접근하며, 앞으로 7년 동안 이러한 수수께끼들을 해명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이 탐사선의 첫 임무는 태양 플레어의 발생 및 우주 날씨의 돌발적인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자료수집이다. 태양 플레어는 위성에 결함을 일으키거나, 지구상의 전력 계통을 파괴할 수 있다.
1.태양의 열을 막는 쉴드
파커는 50만℃ 이상의 온도를 견디며 태양 표면으로부터 644만 km 이내에 20회 이상 접근할 예정이다. 이러한 접근 횟수를 실현하는 핵심은 존스 홉킨스대 응용 물리학 연구소 기술자가 설계한 내열 실드다. 폭 2.4m·두께 11.4cm의 이 내열 실드는 초경량 단열 탄소 폼(foam)을 2개의 단단한 탄소 섬유 플레이트 사이에 끼운 디스크 모양의 구조를 하고 있다. 반대편 플레이트에 화염을 분사해도, 다른 편은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차갑게 유지된다. 태양에 향한 면이 1370℃가 되어도 그 뒷면은 300℃ 정도로 유지해 준다. 약 1000℃의 온도를 보호해 주는 셈이다. 게다가 이 실드에 감싸진 우주선의 내부는 단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2.초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메탈 소재
NASA는 나이오븀(niobium)이라는 희귀 금속으로 코로나의 전자기장을 탐지하는 안테나를 만들었다. 이 안테나 5개 중 4개는 태양에 직접 노출된다. 태양풍에 함유된 입자의 속도·밀도·온도를 측정하는 SWEAP (Solar Wind Electrons Alphas and Protons)'라는 계측 장치는 녹는점이 약 2350℃인 티타늄·지르코늄·몰리브덴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측정 장비에 연결된 전기 그리드(grid)도 3000℃ 이상의 열을 견딜 수 있는 텅스텐으로 만들어져 있다. 태양 전지판에서 탐사선의 컴퓨터로 데이터가 전송되는 케이블은 나이오븀 전선을 사파이어 크리스탈 튜브로 감싸 고온에 견딜 수 있도록 했다.
3.자율 비행 시스템
파커가 직면할 가장 큰 위기는 모든 과학적인 프로세스의 대부분을 지구에 있는 인간의 지원 없이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성 통신이 미치지 않는 태양의 뒷면에서 상당 기간 임무를 수행해야 하며, 내열 실드 때문에 통신이 차단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이 탐사선은 내열 실드의 태양 반대 측에 설치된 센서로 태양광을 감지하고, 내장된 컴퓨터에 알려 비행 과정을 자동으로 수정한다. 파커는 금성의 중력을 추진력으로 삼아 오는 11월에 처음으로 태양에 접근한다. 올 연말까지는 파커가 관측한 저해상도의 데이터 일부가 과학자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