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백종모 기자] 애플의 전 크리리에이티브 디렉터 켄 시걸(Ken Segall)이 아이폰 XS 맥스 등 최근 아이폰의 제품명에 대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애플이 삼성처럼 광고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켄 시걸은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아이폰의 네이밍은 1단계마다 4번 뒷걸음질 치고 있다(iPhone naming: 1 step forward, 4 steps back)"는 글을 게재했다.
12년간 애플에서 일했던 켄 시걸은 애플의 제품명 앞에 붙는 '아이(i)'라는 명명 규칙을 창시한 인물이다. 켄 시걸은 스티브 잡스에게 '아이맥(iMAC)'이라는 제품명을 제안했고, 애플은 아이맥 출시 이후부터 제품명 앞에 '아이(i)'를 붙이고 있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요구한 콘셉트의 광고들을 제작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고 있다.
켄 시걸은 "매년 9월이 되면 아이폰이 기대되는 동시에 애플이 아이폰을 무엇이라 부를지 무섭기도 하다. 아이폰에 새 이름을 붙일 때 애플은 상식에 맞선 전쟁을 벌이는 것 같다"며 아이폰 제품 명명법의 4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 번째는 'S에 대한 집착(S madness)'로 켄 시걸은 이에 대해 "S모델 출시 해(S년)에는 점진적인 개선밖에 없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며 "64비트 처리, 시리(Siri), 터치 ID 등 아이폰의 가장 중요한 업데이트 중 일부는 S모델 출시 해에 등장했다. 혁신자로서 나서기 위해 매년 새 모델을 출시하면서, 고객에게 (혁신이) 있는(ON) 해와 없는(OFF) 해(off-years)를 구분 짓도록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아이폰 XS 맥스' 또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라며 해당 제품에 'S'를 붙인 것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두 번째는 'X와 10'의 구별이다. 켄 시걸은 "우리가 '8S'라는 식별자를 보면 숫자와 문자로 읽겠으나, 'XS'와 'XR'과 같은 식별자를 보면 '글자' 두 개로 인식하게 된다"며 "로마 숫자와 알파벳은 좋은 조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 지적한 것은 아이폰 XR에 붙은 'R'의 의미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는 "R은 X와 짝짓기에도 혼란스럽고 그 자체로 혼란스럽다. R은 대체 무슨 뜻이냐"며 "SE를 대체할 더 좋은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네 번째는 'XS'의 'S'가 소문자인지 대문자인지의 문제다. 애플은 'Xs'로 소문자로 표시하고 있으나, 언론이나 쇼핑몰에서는 대문자 S인 'XS'로 표시하는 등 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켄 시걸은 "이대로라면 2019년에는 아이폰 X2가, 2020년에는 아이폰 X2S가 등장할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애플은 나쁜 제품명의 성배를 손에 쥔 꼴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켄 시걸은 "아이폰 광고가 '삼성 화'(The Samsung-ization of iPhone ads)되고 있다"며 광고의 문제점까지 지적했다.
그는 "애플의 광고는 '휴머니티'를 내세워 고객과 감정적인 관계를 맺어온 반면, 애플의 경쟁사는 제품 사양의 우월성에 중점을 둔 광고를 만들어 왔다"며 "이번 아이폰 XS 및 아이폰 XS 맥스에 대한 애플의 광고는 현재 방영 중인 삼성 갤럭시 노트9의 광고 스타일과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켄 시걸은 이어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 X 광고를 제작할 때, 신선함과 휴머니티를 창조하는 대신 삼성이 한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의 유머 감각은 어디로 갔나?"고 비꼬았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