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속영장 재청구 또는 기소 등으로 장기간 법정 공방 예고
조용병 회장, 인도네시아 출장 등 11일부터 정상적 일정 소화할 듯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회장 구속 영장 청구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신한금융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서울동부지법은 1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조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끝에 11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양철한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피의자의 직책과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등에 비춰볼 때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날 검찰에 출산한 조 회장은 ‘특혜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인정하냐’ ‘임원 자녀나 외부인사에 특혜채용 있었나’ ‘구속된 인사부장 등과 공모했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조 회장은 금융권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첫 사례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금융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조사는 받았지만 검찰 측이 기소를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반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경우는 2015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발생한 특혜채용 당시 신한은행 은행장으로 근무하면서 부정 채용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검찰은 조 회장이 최고 결재권자로서 최소한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첫 고비는 넘겼지만 신한금융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검찰이 구속 영장을 재청구하거나 기소를 할 경우 장기간 법정 공방을 치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한카드,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 계열사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그동안 공들여 왔던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회장의 비위를 이유로 금융당국이 인수 심사를 중단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조 회장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초 10일로 출국일자를 정했지만 구속영장실질심사 관계로 일정을 연기했다.
김진환 기자 gbat@dailysmar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