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지배구조 전면 쇄신… 대구은행 노조 “권력 독점 위한 꼼수” 강력 비판
DGB금융, 지배구조 전면 쇄신… 대구은행 노조 “권력 독점 위한 꼼수” 강력 비판
  • 김진환
  • 승인 2018.10.22 0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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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된 지배구조, DGB금융지주 전 계열사 CEO 선발에 막대한 권한 가져
DGB노조 "김태오 금융지주 회장 권한 강화와 연임 위한 꼼수" 지적
은행장 자격 요건 강화, 은행내부 출신 원천 봉쇄 불만도 일어
DGB금융지주가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개선된 의결안은 지주 회장 중심으로 권력이 집중됐다는 비난이 일고있다. 사진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DGB금융지주가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개선된 의결안은 지주 회장 중심으로 권력이 집중됐다는 비난이 일고있다. 사진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스마트경제] DGB금융지주가 CEO 육성 및 선임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지배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앞으로는 DGB금융지주가 DGB그룹회장과 대구은행장 등 계열사 CEO 승계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지배구조가 전면 쇄신됐다는 평가와 더불어 금융지주 회장에게 전권이 ‘몰빵’ 됐다는 비난도 나온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발표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제도화를 위한 지배구조 관련 규정을 개정 발표했다.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회장과 은행장 등 후보에 대한 검증이 대폭 강화됐다. 회장은 임기만료 6개월 전부터 1년 전, 은행장 등 계열사 CEO의 경우 최소 3~6개월 전에 승계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승계절차를 밟는 기간이 40여일 정도로 충분한 검증에 턱없이 시간이 부족했단 지적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CEO 선정과정에서는 롱리스트(이사회 추천 및 공모 지원)를 추천받고 이들 중 ‘임원추천위원회’에서 1차로 걸러 숏리스트(최종후보군)를 확정한다. 이후 심층면접과 검증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임원추천위원회의 원안이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장 선임에 대해서는 DGB금융지주의 ‘자회사최고 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선임권을 가지게 됐다. 물론 은행 이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DGB금융지주는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아 숏리스트를 확정하기로 했다. 평판조회 업체 외에도 여러 인사컨설팅 업체 등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의 참여도 예상된다. 이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종합 검증을 도입해 최적화된 CEO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CEO의 후보군이 자격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DGB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의 CEO 육성과 승계 프로그램 체계화를 위해 금융지주에서 직접 대구은행 등 계열사의 CEO 승계과정을 통합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대구은행과 DGB생명에 대해서만 지주사의 통제가 들어갔지만, 앞으로는 모든 계열사에 적용된다.

사외이사 제도도 손을 본다.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후보 추천의 기회를 제공하고 분야별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별도 관리해 전문성을 더욱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역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사외이사 후보를 검증할 계획이다. 사외이사가 연임할 경우에도 외부 평가를 다시 거치게 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의 시행으로 대구은행은 자체적인 행장 추천권한을 잃게됐다. 사진=DGB대구은행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의 시행으로 대구은행은 자체적인 행장 추천권한을 잃게됐다. 사진=DGB대구은행

이번 DG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일부 비난과 내부 저항도 일고 있다. 사실상 DGB금융지주 회장이 모든 인사권을 틀어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은행장을 비롯한 모든 계열사의 CEO 승계과정을 금융지주 내 조직인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통합해 관리하기 때문에 위원회 구성원들이 결국 DGB금융지주 회장의 인사권 내에서 움직일 수 있어, 회장의 입김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다.

그렇게 된다면 금융지주 회장이 계열사 전체 임원의 인사권에 영향을 주게 된다. 당장 대구은행만 하더라도 은행 이사회와 ‘임원(행장)추천위원회’의 기능이 유명무실하게 됐다.

이미 DGB은행 내부에서도 금융지주 회장의 영향력을 강화해 연임하려는 꼼수성 개편안이란 불만도 일면서 강한 저항도 예상된다.

게다가 현재 공석인 대구은행장 자리를 금융지주 회장이 겸임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특히 은행장의 자격 요건을 구체화하면서 과도하게 높은 기준을 설정한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언급된 자격 요건을 충족할 만한 인사가 없다는 평가다. 결국 은행의 바람과 달리 내부인사가 행장이 되지 않고 외부에서 행장이 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대구은행 노조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금융지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악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측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추진 중인 선진화 개선방안이 결국 회장 1인 권력 독점과 장기집권을 위한 꼼수다”며 “직원과 지역사회에 반하는 방향으로 개악된다면 도덕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진환 기자 gbat@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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