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2021학년도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정시 수능위주전형 선발인원은 7만771명이다.
전체 모집인원 34만7447명의 20.4%로 6만9291명(19.9%)을 선발했던 전년도보다 1480명이 증가한 수치다. 정시 모집인원은 확대됐지만 수능 응시인원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2021학년도 정시는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지원 전반에 걸쳐 경쟁 완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 각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이다.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 변동이 경쟁률, 합격선 등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내년 1월 5일까지 수시 미등록 충원을 완료한 뒤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 반영된 정시 확정인원을 발표한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이월인원이 반영된 각 대학의 정시 확정인원을 확인한 후 최종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21일 수시 이월 인원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와 성공적인 정시 지원을 위한 필수 점검사항들을 발표했다.
◇ 정시에서의 수시 이월인원, 왜 중요할까?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란 수시에서 모집단위별로 정해진 인원을 선발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을 뜻한다.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중복 합격으로 인한 미등록 등의 사유로 수시모집에서 계획된 인원보다 적은 학생 수를 선발한다.
이 경우 미달된 수만큼의 인원을 정시로 이월해 모집인원을 확정한다. 따라서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 발표되기 전까지의 전형계획상 인원과 발표 후 확정되는 최종 모집인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최근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정시모집에서 전형계획상 인원과 확정인원을 비교해보더라도 대학마다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 상당수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에서 더 많은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 발생했는데 이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학계열 진학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학년도에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자연계열에서 각각 153명, 142명, 157명의 이월인원이 발생했다.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에 따른 최종 모집인원의 증가는 경쟁률과 합격선, 추가합격, 모의지원 경향 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자신의 목표 대학이나 비슷한 수준의 대학은 올해 어느 정도의 인원이 이월됐는지 이러한 인원 변동이 경쟁자들의 모의지원 패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수시에 지원한 수험생수와 수시 지원 건수 모두 크게 줄어든 만큼 상당수의 대학이 정시에서 학생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인 13.17%를 기록했다는 점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응시 인원이 감소하면 등급별 인원도 줄어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시 추가합격 일정이 계획보다 짧아졌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시 모집인원 관련 2021 대입 주목 포인트
▲주요 상위권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 증가, 이로 인한 연쇄 영향
2021학년도 서울 소재 상위 15개 대학의 정시 수능위주전형 모집인원은 전년도 대비 590명 증가한 1만1539명으로 전체 대학 증가인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추후 발표될 수시 미등록 이월 인원까지 더한다면 이들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상위권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 증가는 그 아래 대학군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다.
상위권 대학의 모집인원이 늘어나면 합격선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라 할지라도 좀 더 공격적으로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나 모집단위의 인원 증가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수준, 상위 대학의 인원 변동사항까지 살펴 지원 전략에 미칠 영향까지 가늠해볼 수 있어야 한다.
▲교대 지원 목표라면…“교대 수시 이월인원 규모 주목할 것”
교대나 초등교육과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교대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에 주목하자.
교대 지원자들은 수시에서도 교대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특성이 있어 중복합격으로 인한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 다수 발생하곤 한다.
2020학년도만 하더라도 380명 이상의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 발생했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이월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한국교원대가 다시 가군에서 정시모집을 진행한다. 이로 인해 이화여대에 집중됐던 가군 경쟁률이 분산돼 전체 합격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나머지 11개 교대는 모두 나군에서 정시모집을 실시하는데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정시에서 교대를 지원하는 학생 대비 모집인원이 많아 합격컷이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교대를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이월인원이 포함된 최종 모집인원을 확인한 뒤 전반적인 경쟁률, 지원 흐름을 주시하는 가운데 지원 대학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등 수시 모집만 진행하는 특정 모집단위에서의 이월인원 발생 가능성
정시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 모집단위에서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살펴보자.
대표적으로 서울대가 있다. 서울대의 ▲자유전공학부 ▲인류학과 ▲언론정보학과 ▲통계학과 ▲에너지자원공학과 ▲사범대 일부 학과(교육학과∙독어교육과∙불어교육과∙윤리교육과) 등은 수시모집만 실시하는 대표적인 모집단위이다. 하지만 2020학년도의 경우 이들 모집단위 대부분에서 수시 미등록 이월인원이 발생해 최초 계획과 달리 정시에서도 학생을 모집했다. 특히 인기학과 중 하나인 자유전공학부는 매년 2~4명 이상의 이월인원이 발생하므로 정시로 서울대 지원을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관심을 가지면 좋다.
이처럼 일부 대학은 수시 모집만 진행하는 모집단위에서 미충원 인원이 생길 시 이를 정시로 이월하기도 하므로 자신의 관심 모집단위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면 최근 3~4년 동안의 이월인원 현황, 경쟁률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 이러한 모집단위의 경우 대부분 충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에 반드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