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수소차 산업 대체로 낙관…일부는 회의론 제기
증권가 수소차 산업 대체로 낙관…일부는 회의론 제기
  • 뉴스편집팀
  • 승인 2019.01.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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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요즘 내가 현대차, 특히 수소차 홍보모델이다."(문재인 대통령, 지난 17일 정부 '수소 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 앞서)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선 수소차 산업이 성공할지가 요즘 증권가의 관심사 중 하나다. 기대 섞인 낙관론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차와의 경쟁 등을 이유로 회의적인 진단도 내놓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은 최근 정부와 현대차가 내놓은 수소차 육성 전략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리서치 보고서에서 "진정한 청정에너지 운송수단은 결국 수소차"라며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유지웅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현대차의 수소차를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외국 업체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주가 재평가(리레이팅)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회의적인 목소리도 일부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에너지 효율, 주행 성능 등 상품성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며 "기술이 발전해도 태생적 한계 때문에 전기차를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증권사 류연화 연구원은 "현대차가 수소차 사업을 본격 시작하는 것은 큰 모험"이라며 "수소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장기적으로 현대차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소차 산업의 성공 여부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는 이유 중 하나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 수소차·전기차 비교

항목 수소차(현대차 넥쏘) 전기차(현대차 코나)
1회 완충시 주행거리 600km 390km
완충시간 4.8분 1시간
차 가격* 7천220만원 4천850만원
km당 충전비용 108원 29원
100km/h 도달시간 9.5초 7.6초

* 차 가격은 보조금 제외, 각각 프리미엄 모델 기준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

 

전기차 대비 수소차의 대표적인 장점은 내연 기관차에 필적할 정도로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차가 커질수록 배터리 무게가 늘어 대형화에 한계가 있지만 수소차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상대적 강점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기차종인 포드 F-150 픽업트럭(무게 약 2t)을 전기차로 만들면 배터리 무게만 1t, 차량 무게는 6t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 비싼 차 가격 ▲ 충전비용 ▲ 가속력 등 주행 성능의 열위 ▲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의 부담 등은 수소차의 단점이다.

수소차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낙관론자들은 차 가격 등 단점도 향후 투자로 극복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KTB투자증권은 수소차 연 50만대 양산체제를 갖출 경우 대당 제조원가가 현재의 약 38%인 대당 2천8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수소차가 발전해도 전기차와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연료전지가 셀 하나만 잘못돼도 전체 연료전지를 교체해야 하는 등 품질 관리 부담이 커서 차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또 복잡한 구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주행 거리당 충전비용도 현대차 넥쏘 수소차(km당 108원)가 현대차 코나 전기차(km당 29원)의 3.7배에 이른다.

게다가 전기차는 정지 상태에서 약 5초면 시속 100km까지 가속되는 반면 수소차는 9초 이상 걸리는 등 주행 성능도 크게 뒤처진다고 지적한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차의 근본적인 약점 때문에 만약 정부 주도로 대규모 수소 공급 인프라를 깔아도 신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수소 연료가 대형화에 유리해 버스·트럭 등 상용차와 기차·선박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류연화 연구원은 "수소 승용차는 시장성이 없을 수 있지만 버스·트럭·기차 등 대형 장거리 운송수단에서는 수소 연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거리 승용차 시장에서 유리한 전기차와 장거리 상용차 등 시장에서 강한 수소차가 상호 보완재로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수소차 관련 주요 주식 종목들은 현대차의 수소차 로드맵 발표(작년 12월 11일) 이후 이달 18일 현재까지 2배 이상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부품 협력사인 유니크[011320]는 271.9%나 올랐고 자회사가 수소 충전소 사업을 하는 이엠코리아[095190]도 181.6% 뛰었다.

또 풍국주정[023900](115.2%), 평화홀딩스[010770](113.4%), 대우부품[009320](102.0%) 등 다른 '수소차 테마주'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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