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사상 첫 ‘빅스텝’ 단행…“기준금리 연 2.25%”
한국은행, 사상 첫 ‘빅스텝’ 단행…“기준금리 연 2.25%”
  • 복현명
  • 승인 2022.07.1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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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첫 빅스텝 시행
소비자물가 급듭, 한국과 미국간의 금리 역전 대비 차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종전 1.75%에서 2.25%로 올랐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지난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특히 금통위가 최근의 통상적 인상 폭(0.25%포인트)의 두 배인 0.50%포인트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차례 연속(4·5·7월) 기준금리 인상도 전례가 없다.

이 같은 결정은 소비자물가가 금융위기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 통화당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불가피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또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이렇듯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경우 현재의 고물가가 고착화될 수 있고 원화 약세도 지속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은 물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5월 등 다섯 차례에 거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에 연 1.75%로 올린바 있다. 

또 이번 빅스텝에는 임박한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고 당시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화 약세 탓에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이에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일단 미국과의 격차는 0.50∼0.75%포인트까지 커졌다.

하지만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0.00∼0.25%포인트 높아지는 역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분간 경기보다는 물가를 우선으로 통화정책을 실시할 것”이라며 “현재 예상하는 물가와 성장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기준금리는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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