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전석우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2차원 물질 발광 소재인 그래핀 양자점의 고체 발광 효율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보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18일 오전 4시(한국시간 기준)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발광 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친환경 발광 소재에 대한 관심이 깊어짐에 따라 인체에 독성이 없으며 휘도가 높은 발광 소재 개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육각형 벌집 탄소 구조로 이뤄진 그래핀 구조를 나노미터 크기로 잘라낸 ‘그래핀 양자점 (Graphene quantum dot, GQD)’은 차세대 발광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 양자점은 기존 카드뮴이나 납 등 독성을 가진 무기 반도체 양자점과 달리 탄소와 산소로 이뤄져 독성이 없고 산소, 수분, 열 등에 안정한 물질로 기존 물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그러나 그래핀 양자점은 용액상에서 우수한 발광 특성을 보이지만 분자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발생하는 파이-파이 상호작용으로 인해 빛이 나지 않는 현상 (이하, 응집상 소광) 때문에 단일 물질로는 높은 발광 양자 효율을 얻을 수 없었다.
기존에는 응집상 소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비전도성 폴리머, 염, 유전 물질 등에 그래핀 양자점을 분산시키는 연구가 주로 진행돼 왔으나 소자에 이용할 수 없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래핀 양자점의 발광 현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응집상 소광과 대비되는 현상인 응집유도 발광이라는 현상에 주목했다.
응집 유도 발광은 응집상 소광과는 반대로 물질이 고체상으로 뭉치면서 오히려 발광이 향상되는 현상이다.
회전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분자를 그래핀 양자점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관능기에 간단한 화학적 치환을 통해 결합해 고체상에서도 고효율 청색 발광을 구현하는 그래핀 양자점을 합성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흑연 층간 삽입물을 이용해 제조한 그래핀 양자점의 크기를 제어하고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카르보닐, 카르복실 관능기를 회전체 분자로 치환했다.
그래핀 양자점에 발광 특성을 저해하지 않는 적절한 회전체 분자를 적용해 그래핀 양자점 간의 거리를 제어해 고체상 발광을 실현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그래핀 양자점은 기존 그래핀 양자점의 고체 발광 양자 수득률(~0.5%) 대비 33.6배 향상된 16.8%의 높은 수치를 구현했다.
그래핀 양자점의 물리적 평균 크기를 5nm에서 1nm로 줄여 양자점의 크기 조절을 통해 응집상 소광을 보다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1nm 그래핀 양자점은 용액 상에서는 나노초(ns) 수명의 청색 형광만을 보이지만 응집상에서는 수백 밀리초(ms)에 달하는 초장수명 상온 인광 특성을 가짐을 최초로 확인했다.
회전체 분자인 벤질 아민으로 선택적으로 처리된 그래핀 양자점의 응집상에서 그래핀 양자점 단일 물질 최초로 밀리초 단위의 장수명 청색 열활성 지연 형광(TADF)를 관측했으며 이는 계산을 활용해 고체상 응집도 조절을 통해 그래핀 양자점의 스핀을 단일항에서 삼중항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응집유도 계간 전이(ISC)가 발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최종적으로 가장자리의 가능한 작용기를 모두 회전체 분자로 치환한 그래핀 양자점 (BA2-GQD, TPE2-GQD)은 고체상에서도 나노초 수명의 청색 형광을 보였으며 16.8%의 높은 양자 수득률을 확보했다.
전석우 고려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회전체 분자 도입을 통해 응집상 소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그래핀 양자점을 응집유도 발광이 활성화된 발광체로 전환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그래핀 양자점의 끝단 기능기 조절을 통하여 그래핀 양자점간의 거리를 제어함으로써 인광, TADF, 형광 등 다양한 발광 거동을 보이는 그래핀 양자점을 합성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고했다. 이러한 기술은 유해한 중금속 원소를 사용하지 않고도 청색 인광, TADF, 형광 발광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host-free LED 소자, 그래핀 양자점을 삼중항 광감응제로 사용한 태양 전지, 인광을 기반으로 하는 보안소재 등 차세대 광전자 소자에 적용할 수 있는 주요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개발사업의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NRF-2020M3D1A1110522)과 전략형(NRF-2022M3H4A1A04068923), 그리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2021-GP2021-0011)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