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OCI 등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꼽아… K바이오 새로운 동력
[스마트경제] 대기업들이 미래 먹을거리로 바이오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서비스 및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출사표를 낸 SK, LG, 삼성 등에 이어 포스코, OCI 등까지 바이오산업에 도전할 전망이다.
SK그룹의 바이오 부문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이달 14일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내 상업화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만 계약금 1억 달러를 포함해 총 5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특히, 올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자체 개발해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솔리암페톨이 본격 상용화된 후부터 SK바이오팜은 판매 로열티도 받게 된다.
LG화학은 국산 당뇨치료 신약 ‘제미글로’를 개발·출시해 연매출 8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키운 회사다.
지난해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유셉트’ 출시,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큐바이오파마와의 면역항암제 공동개발 협약 등의 성과를 냈다. 올해는 1월 미국 보스턴에 연구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LG화학은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바이오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약 400여 명의 신약개발 연구인력을 2020년 450명까지 늘리는 것은 물론, 연구개발비도 1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21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2곳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에, 바이오에피스는 연구개발에 각각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12월 연간 18만ℓ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3공장을 준공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위탁생산 전문기업이 됐다. 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 등 바이오시밀러 3총사로 지난해 유럽에서만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와 OCI도 바이오산업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1월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꼽았다. 최 회장은 “포항공대가 축적한 바이오 부문 연구역량과 경험, 기술을 활용한다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업계는 포스코의 바이오산업 진출이 머지않아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OCI는 지난해 5월 부광약품과 합작회사인 비앤오바이오 설립, 같은 해 7월 바이오사업본부 발족 등 바이오산업으로의 진출을 준비해 왔다. 기존의 태양광소재에 이어 바이오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그리고 올해 1월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와 50억원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OCI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췌장암 치료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해 올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제약·바이오산업은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분야”라며 “고령화 등에 따라 세계가 제약·바이오산업에 주목하면서 대기업의 진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기존 진출 기업들의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타난 것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지속적인 제약·바이오산업 진출이 결과적으로 K바이오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제약·바이오산업의 특성상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희 기자 ksh333@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