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호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연구팀 “혈액내 세포의 메신저를 읽어 다중 암 조기진단”
최연호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연구팀 “혈액내 세포의 메신저를 읽어 다중 암 조기진단”
  • 복현명
  • 승인 2023.03.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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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호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사진=고려대.
최연호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사진=고려대.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최연호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김현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 주식회사 엑소퍼트 공동연구팀이 엑소좀과 라만신호, 인공지능 분석기술을 결합해 한 번의 혈액 검사만으로도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을 비롯한 6종의 암을 동시에 조기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초기 기수 암의 존재를 확인할 뿐 아니라 암의 종류도 식별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IF: 17.7)에 현지시간 3월 24일 게재됐다.

암은 초기 단계에서 발견할 시 더 나은 치료 기회가 주어지고 생존률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암종별로 검사법이 서로 달라 검사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되며 특정 암종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액체생검(Liquid biopsy) 기술은 혈액과 같은 체액 속에 존재하는 종양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을 체외에서 검출하는 방법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암 치료/예방 전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혈액 속 엑소좀이라는 물질로 이는 몸속 종양세포의 분자정보를 간직한 상태로 혈액 속에 풍부하게 존재해 차세대 암 바이오마커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팀은 암종마다 별도의 방법으로 엑소좀을 검출할 필요 없이 종합적인 엑소좀의 패턴 변화를 나노기술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한 번의 테스트만으로 6종 암에 대한 정보를 한번에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연구팀은 혈액으로부터 엑소좀을 분리하고, 표면증강라만분광학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바이오센싱 기술을 통해 엑소좀의 분자구조 패턴을 대변할 수 있는 2만개 이상의 라만신호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6종의 암을 동시에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현했고 알고리즘 학습에 이용하지 않은 520명의 정상인, 암환자의 엑소좀 정보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에 대해서 97%의 정확도(ROC 커브의 AUC 기준)로 암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었으며 90%의 민감도와 94%의 특이도를 달성했다. 

더 나아가 이 기술은 암의 존재 뿐 아니라 평균 90% 이상의 정확도로 암종의 종류 (Tissue of origin)까지 식별해낼 수 있었다. 

특히 II기 이하의 초기 기수에서도 88%의 암 진단 민감도를 나타냈으며 76%의 환자에서 암종 정보를 정확히 판별해내 암 조기진단을 위한 액체생검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최연호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최근 암 진단 분야의 화두인 ‘다중암 조기발견 (MCED; multi-cancer early detection)’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아직 암이 발견되지 않은 초기 암 환자를 더 빨리 치료 단계로 유도해 사망률 뿐 아니라 암 관리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함과 함께 실제 진단검사 영역에서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개발,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함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주식회사 엑소퍼트는 올해말 폐암 진단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대한 식약처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필두로 해 이번 다중암 동시조기진단에 대한 기술도 상용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과 서울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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