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황석원 고려대학교 융합에너지공학과(KU-KIST 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친환경/생체친화적 물질 기반의 고신축성 생분해성 고분자 소재, 다양한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인지기능을 갖는 소프트 로봇과 심장질환 진단/치료용 전자소자를 구현했다.
이번 연구는 생분해성과 고신축성을 요하는 다양한 전자소자에 적용돼 바이오메디컬, 웨어러블, 친환경 연구 분야의 고성능화와 고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17.694)’지에 4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시한성 전자소자(transient electronics)는 소자 본연의 기능을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수행한 후 체내 혹은 환경에서 용해/분해/분리되어 물리적 상태, 전기적 기능을 소멸하는 기술로써 바이오메디컬 및 친환경 전자 시스템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 전자소자의 기판소재로 사용되는 기존 고분자 물질의 제한적인 유연/신축성은 시간에 따라 움직이거나 늘어나는 신체, 다양한 환경으로의 응용을 저해한다.
따라서 시한성 전자소자의 고도화, 고성능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고무와 같은 신축성/탄성이 있는 고분자인 엘라스토머(elastromer)처럼 훌륭한 기계적 성질을 가지면서 동시에 생분해성을 갖는 소재의 개발이 절실하다. 즉 고신축성 생분해성 엘라스토머(biodegradable elastomer)의 개발이 필수적인 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친환경/생체친화적 물질로 공중합(copolymerization)을 통해 1600% 이상의 높은 신축성을 갖는 생분해성 엘라스토머를 개발했다.
훌륭한 기계적 특성과 더불어 이 소재는 시한성 전자소자의 구현에 필요한 광투과도(optical tranparency), 접착성(adhesion force), 내화학성(organic solvent tolerance) 등의 물리적 특성, 생분해성도 기존의 생분해성 엘라스토머에 대비해 매우 우수했다.
소재의 전반적인 물성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해 소자 맞춤형 소재의 개발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소재를 얇은 막(thin film) 형태로 제작하고 LED 디스플레이와 트랜지스터의 기판, 보호막으로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전자소자로의 응용 가능성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 소재를 매트릭스로 사용해 전도성 물질과 혼합함으로써 다양한 변형에도 전기적 특성을 잘 유지하거나 작은 자극에도 저항이 민감하게 변하는 전도성 복합소재를 각각 개발했다.
더 나아가 생분해성 엘라스토머를 이용해 공압 구동 소프트 로봇을 구현하고 앞서 개발된 전도성 복합소재와 생분해성 반도체 물질 기반의 응력 센서(strain sensor)와 온도 센서를 소프트 로봇에 결합시켜서 외부 자극을 인지하면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스마트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은 이러한 인지기능을 통해 매우 부드러운 솜과 같은 물체를 미리 입력된 힘으로 살며시 잡을 수도 있으며 물체의 온도가 너무 뜨거울 때는 자동으로 손을 떼는 등 마치 사람의 손가락처럼 기능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심장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시한성 전자소자를 구현했다. 먼저, 인체의 조직과 비슷한 기계적 강도를 갖도록 생분해성 엘라스토머 기반의 소프트한 3차원 메쉬(mesh) 소자를 설계하고 생체신호를 읽거나 전기자극을 할 수 있는 전도성 복합소재 기반의 신축성 전극을 형성시켰다.
그리고 가오리 꼬리에서 영감을 받아 케이블 타이(cable tie)와 비슷한 벨트 구조를 소자에 결합해 원하는 힘으로 별다른 봉합 없이(suture-free) 심장에 소자를 착용시킬 수 있도록 했다.
최종적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개발된 전자소자가 약 8주 동안 큰 면역 반응 없이 생체친화적으로 안정적인 진단/자극 기능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황석원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시한성 전자소자의 고도화, 고성능화에 필수적인 생분해성 엘라스토머, 관련 요소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기존 소재로는 달성하기 힘들었던 생분해성 고신축/유연 전자소자에 적용돼 새로운 작동모드. 기능을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환경적/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 중견후속사업,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 명품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