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청각 장애아동이 게임을 통해 수화를 배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올 2월 갓 학업을 마친 고려대 졸업생이 전 세계 최고 개발자들의 기술 경연대회인 ‘캐글(Kaggle)’에서 1위에 올랐다.
손호열씨(고려대 통계학과 16)는 이번 우승을 통해 상금 미화 5만달러를 획득함과 동시에 캐글 참가 이력이 있는 전 세계 20만명 가운데 랭킹 20위(한국인 랭킹 1위)로 진입했다.
캐글은 구글 주최로 열리며 글로벌 기업들이 제시한 해결과제를 전 세계 개발자들이 공개 경쟁방식으로 해결책을 내며 승부를 겨루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AI 개발자라면 누구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고자 하는 가장 큰 무대로 ‘AI 올림픽’ 또는 ‘AI UFC’로도 불린다.
이번 경연 주제는 구글 TensorFlow Lite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미디어파이프 홀리스틱 솔루션에서 추출된 랜드마크 데이터를 학습시켜 미국 수화(American Sign Language)를 분류하는 것으로 조지아 공과대학교, 로체스터 공과대학교 국립 청각장애 기술 연구소, 그리고 Deaf Professional Arts Network(청각 장애인 전문 예술가 네트워크)이 협력해 대회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이번 경연에는 미, 중, 러, 일 등 세계각국에서 1400개의 AI개발자들과 팀들이 참가해 약 3개월 동안 열띤 경연을 벌였다.
손 씨는 유저들 사이에서 널리 쓰여진 비교적 최신의 트랜스포머 구조가 아닌 독창적인 ‘합성곱 신경망 구조에 트랜스포머 구조’를 결합한 구조를 사용해 높은 정확도를 달성했다.
손 씨의 우승 모델은 수화교육용 게임앱인 Popsign에 이용돼 수화 익히기에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청각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손호열 고려대 졸업생은 고려대 4학년 재학시절 학부강의를 통해 처음으로 개발, AI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캐글 참가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으며 마스터 티어에 진입했다.
캐글은 경진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참가자 순위와 등급을 매긴다. 티어는 '그랜드마스터' '마스터' '익스퍼트' '컨트리뷰터' '노비스' 등 5단계로 나뉜다.
최상위 등급인 그랜드마스터는 전 세계 실력자들이 모인 캐글 안에서도 상위 0.1%의 AI 전문가라는 뜻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앞다퉈 채용하려는 인재다.
그는 이번 우승에 대해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해 큰 중압감을 느끼기도 했다”며 “지속적인 대회 참가를 통해 그랜드마스터에 진입하고 향후 실생활에 적용되는 AI,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