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확대·인식 개선 등 필요… 시장확대 가능성은 미지수
[스마트경제] 일반인도 LPG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LPG차량의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시장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3일 본회의를 열어 LPG 자동차 규제 전면 폐지 등의 내용을 포함한 ‘LPG 안전관리사업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택시, 렌터카, 장애인용 등에 제한돼 있던 LPG 차량을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 것이다.
개정안이 가결된 것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여야가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LPG 연료 사용제한을 완화할 경우 2030년까지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이 최대 7363t, 초미세먼지는 최대 71t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월 1주차 기준 전국 평균 LPG 가격은 ℓ당 798원으로 휘발유 1350원, 경유 1250원보다 저렴하다. 차량 가격도 브랜드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LPG모델은 휘발유 모델 대비 60%에 불과해 매력적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LPG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완성차업체들도 관련 시장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에 LPG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이달 신형 쏘나타 LPG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소형 SUV 코나의 LPG 모델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부진에 빠진 르노삼성자동차도 SUV인 QM6의 LPG모델을 올해 상반기내에 선보여 반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경차와 중형차 중심으로 LPG 라인업 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LPG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비와 출력에서 LPG는 휘발유나 경유보다 크게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2020년형 K5의 경우 LPG모델의 연비는 9,4km/ℓ에 불과하지만 디젤모델은 15.6km/ℓ이다. 엔진의 최대토크도 LPG모델이 19.8~20.0kg.m, 디젤모델이 34.7kg.m로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LPG 엔진 기술이 큰 발전을 이뤄냈다고는 하나, 아직 출력과 연비 부분은 일반엔진에 많이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이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도 LPG 차량의 보급이 원활하지 않을 요인 중 하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 3일 발표한 ‘2018년 자동차 신규등록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승용차 국내 판매량은 12만4979대로 전년보다 26.2% 증가했다.
LPG 충전소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전국 LPG 충전소는 2030개에 그쳐 1만1769개에 달하는 일반 주유소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폭발위험이 존재하고 수익성이 떨어져 도심에서 충전소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완화로 새로운 시장이 개척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LPG 차량은 국내 10여 개 모델에 그치고 소비자 인식도 부정적인 편”이라며 “다만 세금혜택 등 후속조치가 잘 이뤄진다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