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LTE 요금제보다 월 1만2천원 높은 최고 13만원대 요금제로 내달 5G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국내 요금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5일 통신업계와 미국 IT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다음 달 11일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최초로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5G 서비스를 개시한다며 기존 4G(LTE) 요금제 3종에 10달러(약 1만1천400원)를 추가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5G 최저 요금제 '고 언리미티드(Go Unlimited)'는 데이터 제공량이 그대로이지만 월 75달러에서 85달러로 인상된다. 환율과 시카고 지역 부가세 약 10%를 반영하면 한화로 월 10만6000원이다.
데이터 75GB를 기본 제공하는 '어보브 언리미티드(Above unlimited)'는 95달러에서 105달러로 높아져 부가세를 포함할 경우 한화로 13만1천원이 된다.
버라이즌이 LTE보다 월 10달러 높은 요금제로 5G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한 것은 SK텔레콤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LTE보다 GB당 요금을 30% 낮춘 5G 요금제의 인가 승인을 요청했다가 반려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일 SK텔레콤이 인가 승인을 위해 제출한 5G 요금제가 "대용량·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있어 대다수 중·소량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SKT의 5G 요금제 초기안은 부가세를 포함해 월 7만대 중반에 기본 데이터 150GB를 제공하고 이후에도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무제한 요금제로 알려졌다. 월 6만9천원에 100GB를 제공하는 LTE요금제 T플랜 라지의 GB당 요율이 690원인데 비해 SKT 5G요금제의 GB당 요율은 500원으로 약 30% 저렴하다.
가격이 2배에 육박하는 13만원대 버라이즌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2배 많이 제공한다. 버라이즌의 요금제는 동영상 시청도 HD급(720p)으로만 가능하며, 풀(Full) HD 시청을 위해서는 추가로 10달러를 내야 해 5G 핵심콘텐츠인 '초고화질(UHD),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용이 사실상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버라이즌의 5G 요금제 공개가 SKT 요금제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재심에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버라이즌이 5G요금제를 10만원대 이상 '무제한 데이터'로만 구성한 것은 5G 서비스 시행 초기에는 5G의 특성인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이용하려는 '헤비 유저(heavy user)' 중심의 요금제가 적합하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5G 서비스가 LTE 대비 얼마나 높은 트래픽을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를 쓰지 않으면 고객이 인지하기도 전에 추가 요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객 피해 예방 차원에서 초기 요금제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5G 요금이 대폭 인상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어 제한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저가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C&I소비자연구소가 지난달 온라인 패널 조사를 한 결과 5G 서비스 사용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75.2%로 매우 높았지만 5G 요금제는 현재 통신비 수준인 월평균 3만8천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성 민생경제연구소 상임이사는 "5G 서비스를 계기로 요금제 최저 수준을 높이는 것은 사실상 통신요금 인상"이라며 "소비자에게 통신, 기술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저가 5G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 SKT·버라이즌 5G 요금제 비교
SKT 5G요금제(업계 추정) | 버라이즌 '어보브 언리미티드' | |
월 이용요금 | 7만원대 중반 | 13만1천원 |
기본 데이터 제공량 | 150GB | 75GB |
데이터 소진 후 | HD동영상 시청 가능 | Text, 메신저 가능 |
동영상 | UHD, AR·VR | SD / HD영상 (Full HD 추가요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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