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전 CEO 트래비스 칼라닉 ‘클라우드 키친’, 내달 초 강남 1호점 오픈 예고
[스마트경제] 국내 외식업계와 배달업계 초유의 관심사인 ‘공유주방’이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공유주방 관련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우버 ‘클라우드 키친’도 이르면 내달 초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공유주방은 우버 이츠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소비자 요구에 맞춘 새로운 메뉴 제공이나, 유휴 공간이 남은 기존 식당에 추가해 가상 점포를 갖춘 ‘가상 레스토랑’과는 다른 개념이다.
공유주방은 한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나눠쓰는 개념으로, 다수 브랜드가 하나의 주방에서 조리해 영업하는 방식이다. 공유주방은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나눠쓰기 때문에 신규 영업자의 투자비용 부담과 창업 진입장벽이 낮은 것이 장점이다.
주방에서 제조된 음식은 대체로 배달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고 임대료가 비싼 곳에 위치할 필요가 없다. 주방 시설 이용료와 월별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때문에 타 지역에 프랜차이즈 점포를 출점하려는 사업자에게도 위험 부담이 적어 외식업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배달의민족이 2016년 ‘배민키친’ 도곡점을 시작으로 강서점까지 5개점을 운영하는 곳과 푸드플라이 ‘셰플리’ 등이 있다.
유명 맛집 외에도 PB브랜드를 론칭해 공유주방 형태 음식점을 선보이고 있으며, 배달 전문 업체의 특성을 살려 모바일 앱 내 카테고리로 연결해 주문부터 결제, 배송까지 한번에 진행돼 편리함을 자랑한다.
여기에 지난해 국내 최초 배달 전문 공유주방인 ‘심플키친’을 비롯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공유주방 서비스 업체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중이다.
게다가 공유주방 활성화를 위해 식품의약안전처와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정부도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라, 관련 산업의 큰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식약처는 다수의 영업자가 1개 주방을 공유하는 형태로도 영업신고를 가능하도록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음식점 등 영업자의 위생 안전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1인 영업자에 1개 주방 형태로 영업신고가 가능하지만, 일자리 창출 효과를 위해 우선적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중기부도 서울 강남 한화드림플러스에서 열린 ‘스타트업과의 동행 O2O 규제개선 아이디어 스타트업에게 찾는다’ 행사에서 공유 주방 활성화 규제 개선을 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규제가 개선되는 가운데 20일 업계에 따르면 우버 창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의 공유주방 서비스인 ‘클라우드 키친’도 이르면 내달 강남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칼라닉은 지난 2017년 6월 우버 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 시티스토리지시스템(CSS) CEO로 취임한 바 있다. 클라우드 키친과 자매 브랜드인 클라우드 리테일은 CSS의 첫 사업인 셈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주문을 중심으로 한 외식 배달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한 그는 기존 음식점이 배송 면에서 체계적이지 않다고 판단, 시장 잠재력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해외에서는 ‘타코스 1986’을 비롯해 8개 업체를 외식 브랜드 파트너로 채용하고, 우버 이츠를 비롯한 6개 배송 전문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외식 배달 산업이 발달한 한국을 첫 번째 국가로 선정했다.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인도와 중국 등 풍부한 수요를 자랑하는 아시아 국가에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클라우드 키친은 조리시설을 갖춘 빌트인 주방에 다양한 배달 플랫폼, 앱을 이용한 마케팅과 컨설팅 등 ‘스마트 키친’ 서비스를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영업부터 타지역으로 매장 개척까지 비용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공유주방에 관심을 갖는 이가 많다“며 “한편으로는 배달 전문 업체가 공유주방 사업을 확대할 경우 소수 업체의 외식업 독점으로 이어질 것 같아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