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외식업계, 특히 손님이 격감한 '테이크 아웃' 업체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객이 직접 음식을 사러 나오지 않도록 배달 서비스를 늘리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직영점에서는 마스크를 팔거나 공기청정기도 도입하고 있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과일주스 전문 브랜드 '쥬씨'의 가맹점 매출은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지난 2월 말∼3월 초 전년보다 최대 2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커피전문점처럼 매장 안에 많은 좌석을 두지 않고 고객들의 '테이크 아웃'에 주력하다 보니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고객의 발길이 뜸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날은 자연히 매출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쥬씨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고객들이 바깥나들이 자체를 피한다"면서 "매출 감소와 공기 질이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 때문에 아예 배달로 눈을 돌리거나,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함께 파는 고육책을 택하고 있다.
쥬씨의 전체 가맹점 가운데 200여곳은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해질수록 배달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쥬씨 관계자는 "매장 테이크아웃 고객은 평균 4천원을 쓰는데, 배달 고객은 '주문 최소 금액' 때문에 한 건당 평균 1만원을 쓴다"며 "배달 서비스를 시행한 매장은 지난달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00만원이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쥬씨 본사는 모든 가맹점이 배달하도록 점주를 설득하고 있다. 또 노폐물 배출에 좋은 '시트룰린'·'리코펜' 성분이 많은 수박으로 만든 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이후 서울 시내 직영점 3곳에 공기청정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기청정기를 들인 매장은 4곳이 됐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로 문을 여는 직영점에는 공기청정기를 모두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에도 미세먼지는 불청객이다. 미세먼지로 빵을 사러 오는 고객이 줄면 매출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27일부터 일부 점포에서 미세먼지 차단 KF94·KF80 방역 마스크를 팔기 시작했다. 또 이달 중으로 전국 직영·일부 가맹점 200여곳에 공기청정기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던킨도너츠 역시 지난달부터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인 날에는 8천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마스크를 500원에 팔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커 내부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가맹점주에게 설치를 의무화할 수는 없어 분명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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