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류 등 주력 수출 품목 부진과 대(對)중국 수출 둔화 여파가 겹치며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4년 7개월 만에 최소 기록을 썼다.
다만 서비스수지가 개선되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보다 확대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2월 경상수지는 36억달러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는 2012년 5월 이후 82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9개월 만에 최소였던 전월(28억2천만달러 흑자)보다 흑자 규모가 커졌다.
상품수지는 54억8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이번 흑자 폭은 2014년 7월(54억2천만달러 흑자)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수출(401억3천만달러)이 1년 전보다 10.8% 줄어든 여파다. 수출 감소 폭은 2016년 4월(-18.5%) 이후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단가가 하락하고 석유류 수출이 부진했다"며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로 대중 수출이 둔화한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입(346억5천만달러)도 12.1% 감소했다. 수입 감소율도 2016년 7월(-13.3%) 이후 최대였다.
서비스수지는 17억2천만달러 적자였다.
다만 적자 규모는 2016년 12월(6억6천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작았다.
여행수지가 11억4천만달러 적자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개선됐다.
중국인, 일본인을 중심으로 한 입국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여기에 세계 교역량 둔화로 운송지급이 줄어들면서 운송수지가 3억2천만달러 적자로 전년보다 개선됐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3억6천만달러 흑자로, 작년 8월(3억2천만달러 흑자) 이후 최소치로 내려앉았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며 주주들에게 비정기적인 배당 지급이 확대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2천만달러 적자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4억3천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16억1천만달러 증가했으나 외국인 국내투자는 10억3천만달러 줄었다. 외국인 국내투자가 감소하기는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1억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29억5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7억2천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5억9천만달러 줄었다.
한편 수출이 부진해지고 배당 지급이 몰리면서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추세이고 4월에는 계절적으로 배당 지급이 많은 달이라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되긴 할 것"이라면서도 "서비스수지가 최근 몇달 동안 개선되고 있어 추세를 예단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