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박현호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와 김도연 석사과정생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로 사용되는 Cas3 단백질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힌 데 이어 이를 기반으로 유전자 가위 단백질의 활성 조절 기전을 분자 레벨에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생존 경쟁을 벌여왔다.
박테리아는 자신을 공격한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기억해 유사한 유전자를 지닌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즉각 제거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한다. 이런 박테리아의 방어·면역 시스템을 유전자 가위 또는 크리스퍼-카스라 부른다.
이때 침투한 바이러스의 유전정보인 DNA를 자르는 단백질이 바로 Cas3다.
Cas3 단백질은 크리스퍼-카스 시스템에서 특정 서열의 DNA를 직접 자르는 역할을 하기에 미래 혁신 치료법으로 연구되고 있는 유전자 가위의 핵심 역할 단백질로 손꼽힌다.
박현호 교수 연구팀은 Cas3의 3차 구조 분석을 수행해 Cas3가 활성화됐을 때와 비활성화 상태일 때의 구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어떠한 구조적 변화를 통해 활성 여부가 조절되는지를 세계 최초로 밝히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특정 유전자 서열을 인식하고 잘라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활용되는 유전자 가위의 편집 능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BK21+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것이다.
해당 논문은 지난해 피인용 지수(IF, Impact Factor) 16.6을 기록한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에 게재됐다.
박현호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유전자 가위 시스템은 유전자 편집을 통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미래 혁신 치료법이다. 다만 유전자 가위의 효율, 정확성, 조절의 문제로 인해 아직은 불완전한 기술로 여겨진다. 특히 정상적인 DNA의 편집은 오히려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활성 조절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Cas3의 활성 조절 기전을 분자 레벨에서 이해한 이번 연구성과는 치료 목적의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정교하게 조절하고 응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