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 성장 원동력으로 떠올라
[스마트경제] 스포츠 브랜드의 어글리 슈즈가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휠라 ‘디스럽터2‘, MLB ‘빅볼청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버킷 디워커‘ 등 어글리 슈즈 대표 업체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조8676억원 규모였던 국내 신발시장은 지난해 6조원대로 성장했다. 국내 전체 신발 시장에서 운동화 비중은 2010년 36.2%에서 2017년 53%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핫아이템으로 떠오른 제품은 단연 ‘어글리 슈즈‘다. 최초는 골든구스 ‘슈퍼스타‘와 발렌시아가 ‘트리플S‘ 등 고가 브랜드를 필두로 인기를 끌었다.
후발 주자로 어글리 슈즈 트렌드를 이끌기 시작한 것은 스포츠 브랜드 제품이다. 현재 국내 어글리 슈즈 열풍을 불어 온 곳으로는 대표적으로 휠라,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꼽힌다.
세 업체의 어글리 슈즈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어글리하지만 예쁜 디자인‘, ‘저렴한 가격‘ 두 가지가 꼽힌다. 투박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그 자체가 세련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휠라 디스럽터2는 6만9000원, MLB 빅볼청키는 8만9000원, 버킷 디워커는 12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휠라는 지난 2017년 7월 ‘디스럽터2‘를 선보인 이후 어글리 슈즈 라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특유의 휠라 빅로고를 앞세우고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휠라바리케이드XT97‘까지 출시했다. 어글리 슈즈가 휠라코리아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최근 휠라바리케이드XT97 테이피테잎 신규 버전을 출시에 이어 26일에는 해당 제품에서 어퍼 디자인 모티브를 가져와 어린이를 위한 ‘휠라꾸미‘를 새롭게 선보였다. 어글리 슈즈가 청소년 사이에서 인싸템으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던만큼 키즈 슈즈에도 흥행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휠라 관계자는 “개성있는 제품을 찾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키즈, 3040세대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어글리지만 덜 못난 어글리 제품이 대세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글리 슈즈 다크호스로 떠오른 MLB 빅볼청키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출시와 동시에 인기 랭킹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빅볼청키는 출시 3주만에 7차 리오더 물량 완판을 기록했다.
빅볼청키는 청키한 디자인에 뉴욕양키스, LA다저스, 보스턴레드삭스 등 메이저리그 유명 팀의 로고를 더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내 SNS상에서 입소문을 끌었다.
인기에 힘입어 다음달부터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 입점해 해외 소비자들까지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MLB 키즈에서는 패밀리 슈즈를 겨냥한 아동용 어글리 슈즈 ‘빅볼청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빅볼청키 판매량을 총 30~50만족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0만족 판매가 목표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 25일 가로수길 팝업스토어를 리뉴얼 오픈하며 롱패딩 사업 부진 돌파구를 버킷 시리즈로 삼는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올해 1월 버킷 디워커 출시 후 라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3월에는 버킷 디펜더를 출시했고, 두 제품 모두 각각 출시 열흘과 2주만에 초도물량 6000족 완판을 진행했다.
버킷 디워커는 대표 어글리슈즈로 자리 매김하는 중인만큼,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올해 버킷 시리즈에서 총 10만족 가량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달까지 신발부문 매출 비중은 40% 수준으로 지난해 8% 대비 크게 성장했다. 올해 신발 매출 목표 500억원을 잡고 내년은 1000억원을 목표 하고 있다.
이같은 어글리 슈즈 트렌드는 현재 산업 전반에서 불고 있는 ‘뉴트로‘ 열풍과 직결된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가 복고 감성을 담은 제품을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종류를 막론하고 뉴트로 소비재가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빅로고나 투박한 모양새 자체를 신선한 디자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패션업계는 위험한 도전을 하지 않아도 되고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조할 수도 있어 당분간 뉴트로 감성을 살린 제품 출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