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자영업자의 직업훈련 의지나 실제 참여도를 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주요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훈련을 받지 않는 이유로는 격무에 따른 시간 부족이 첫 손에 꼽혔다.
2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 전망 2019'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영업자와 정규직 노동자 간 직업훈련 참여도 격차를 조사한 결과 28.7%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국인 29개국 가운데 7번째로 높았다. 격차가 클수록 정규직 대비 자영업자의 직업훈련 참여도가 낮다는 의미다. OECD 평균은 21.7%p였다.
직업훈련을 받고 싶다는 의지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직업훈련을 받고 싶다는 응답 비율에서 자영업자의 응답 비율을 뺀 값은 6.5%p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컸다.
과반에 해당하는 15개국에서는 자영업자의 상대적 직업훈련 의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한국은 반대인 셈이다.
국내 자영업자가 직업훈련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답변이 60.1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OECD 평균(35.28%)과 비교하면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양육 등 개인적인 사유로 시간이 없다는 응답은 9.36%로, OECD 평균(14.04%)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같은 현상은 저숙련 노동자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의 저숙련 노동자가 직업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46.90%)였고, 이 비중은 조사대상 18개국 가운데 가장 컸다.
OECD 평균은 20.07%였고, 2위인 뉴질랜드(28.44%)와의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OECD는 "업무로 인한 시간 부족은 한국의 저숙련 노동자가 훈련을 받지 못하는 주요한 이유로 꼽혔다"며 "반면 프랑스에서는 이 같은 응답이 10%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년층의 경우 훈련 의지는 회원국 가운데서도 손꼽히게 높지만, 실제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청년층(25∼34세)과 장년층(55∼64세) 간 직업훈련을 받고 싶다는 의지의 차이는 3.98%p로, 29개 조사국 가운데 터키(3.24%p)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이는 직업훈련을 받고 싶다고 응답한 청년층의 비율에서 장년층 비율을 뺀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장년층의 상대적 의지가 높다는 의미다. OECD 평균은 11.18%p였다.
하지만 한국은 청년층과 장년층의 실제 직업훈련 참여도 격차는 30.68%p로, 회원국 가운데서 3번째로 컸다.
장년층의 상대적인 훈련 의지보다 실제 참여도는 뒤처지는 셈이다.
OECD 평균은 23.60%p였고, 한국보다 참여도 격차가 큰 국가는 오스트리아(35.88%p), 네덜란드(30.99%p)뿐이었다.
정부는 직업훈련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내일배움카드 등 구직·전직자를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과 자동화 기술 도입에 따라 노동자가 밀려나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직업훈련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보고서에서 인용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진화된 산업용 로봇을 도입했을 때 한국은 2025년까지 인건비의 33%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 16개국 가운데 가장 비용절감 효과가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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