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 리포트] 차이나머니, 전 세계 영화산업을 흔든다
[영화산업 리포트] 차이나머니, 전 세계 영화산업을 흔든다
  • 황성운
  • 승인 2018.04.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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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의 위력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국내 엔터 산업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거침없는 위력을 행사 중이다.  

중국의 부동산·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완다그룹은 2016년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약 4조 235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2012년에는 미국 2위의 극장 체인인 AMC홀딩스를 사들였다. 차이나머니의 글로벌 영화산업에 대한 영향력 증대는 당연하다.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는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 중 중국 자본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미 2013년 중국영화그룹과 손잡고 합작영화사 레전더리이스트를 중국에 설립했고, 장이모 연출, 맷 데이먼 주연의 '그레이트 월'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부동산 개발을 통해 급성장한 완다그룹은 그동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큰손'으로 올라서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해왔고, AMC와 레전더리 인수로 그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레전더리와 완다그룹의 상호 이해조건이 딱 맞아떨어진 셈이다.  

여기에 급성장하는 중국 영화산업은 든든한 뒷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에도 아랑곳않고 영화시장만큼은 고속성장 중이다. 2010년 15억 달러에 불과했던 중국 박스오피스 규모는 현재 미국과 맞먹는다. 북미 시장 이상으로 매력적인 시장으로 급부상, 전 세계 영화산업이 몰리고 있다.  

이처럼 막강한 자본력과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관객 파워를 자랑하는 중국이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 대한 중국의 입김은 갈수록 세지고 있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중국 배우는 물론 중국 배경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왠만한 블록버스터에 역할 비중을 떠나 중국 배우 한 명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미국에서 흥행 참패했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그 참패를 만회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2016년 개봉한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은 북미에서 4736만 달러의 흥행 수익으로 참패했지만, 중국에서 무려 2억 1354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전 세계 수익(4억 3000만 달러)의 절반 가량이 중국인 셈이다. '분노의 질주:더 익스트림'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등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퍼시픽 림:업라이징' 역시 중국색을 강하게 띠고 있다. 물론 과도한 중국 색채로 인해 아직까지는 영화 완성도 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만 제대로 공략해도 손해볼 일이 없게 됐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완성도까지 갖춰간다면 그 힘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다.

할리우드 스타의 발걸음도 마찬가지다. 차이나머니의 위력이 거세질수록 부쩍 할리우드 스타들의 중국행도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과거에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전략을 짰다면, 지금은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왔다. 

"세계 영화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영화계도 차이나머니에 맞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황성운 기자 jabongdo@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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