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석 변호사의 IP・IT]  '야동' 같은 음란물도 저작물로 보호되나요?
[전용석 변호사의 IP・IT]  '야동' 같은 음란물도 저작물로 보호되나요?
  • 스마트경제
  • 승인 2019.08.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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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경제] 오늘은 ‘야동’ 같은 음란물도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대법원 “음란물도 창작성 있다면 저작물”

대법원은 2015년 크게 이슈가 됐던 '야동 헤비업로더' 사건에서 “저작물이라 함은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으면 족하고, 표현되어 있는 내용 자체의 윤리성 여하는 문제 되지 아니한다”며 “설령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음란물이라도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물로 보호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이 선뜻 이해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음란물은 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음란물을 저작물로 보호한다면 음란물이 합법이라는 건가?”, “야동 제작사의 저작권 행사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와 같은 의문이 듭니다.

음란물을 저작물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복잡하고도 민감한 주제입니다. 법조계 내에서도 긍정성과 부정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판결을 통해 저작물성은 ‘내용중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음란물이라도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물로 보호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음란물을 합법으로 본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정보통신망법 등에서는 엄연히 음란물의 유통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위와 같이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대법원판결이 선고되자, 일본의 ‘야동’ 제작사들이 한국의 웹하드 운영자들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개의 가처분 소송이 진행됐는데,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일부 결정례에서는 “정보통신망법 등의 규제 때문에 저작권자가 어차피 음란물을 적극적으로 유통하기 곤란한 이상, 결국 그런 유통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보전하려는 궁극적 목적을 가진 가처분신청은 허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하며, 야동 제작사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2016년에 위에서 언급한 대법원판결 취지에 따라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며, 야동 제작사들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즉,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아무런 창작적인 표현 없이 남녀의 실제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녹화하거나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창작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듭니다.

 

음란물을 저작물로 인정한다면, 음란물이 합법이라는 건가요? 

음란물을 저작물로 인정한다고 해서 음란물을 합법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ㆍ판매ㆍ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에서도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음란물의 유통은 분명히 불법입니다. 

음란물의 제작자가 본인의 저작물을 무단이용하는 것에 대해 저작권침해를 주장할 수는 있지만, 음란물을 유통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인 것입니다.

 

야동 토렌트 파일 사건

한편, 최근 위 정보통신망법 규정에 관한 의미 있는 대법원판결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야동 토렌트 파일’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야동’의 “토렌트 파일”을 웹사이트에 게시해 불특정 다수가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영상’을 배포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기소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웹사이트에 게시한 것은 법에서 금지하는 ‘음란한 영상’이 아니라 단지 ‘음란한 영상’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매개하는 “토렌트 파일”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음란물 영상의 토렌트 파일은 음란물 영상의 해쉬값 등 메타데이터를 담고 있는 파일이고 그 메타데이터는 음란물 영상을 찾아내는 색인(index)과 같은 역할을 한다. 

▲토렌트 파일을 취득하면 음란물 영상을 전송받을 수 있다. 

▲결국, 음란물 영상의 토렌트 파일을 웹사이트에 게시하여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으로 다운로드받게 하는 행위는 ‘음란한 영상을 배포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한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가져온다.

대법원의 이 판결은 정보통신망법 규정을 다소 넓게 해석했지만, 음란물유포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현재 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음란물 저작권자는 음란저작물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자를 고소할 수 있습니다(다만,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저작물성은 ‘내용중립적’으로 판단해야 함이 원칙이지만 스너프 필름(snuff film)이나 아동 포르노와 같이 사회 일반의 법감정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을 정도의 음란물까지도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용석 변호사
전용석 변호사

▨ 전용석 변호사(법무법인 KCL)는 서울과학고등학교 및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지적재산권(IP) 및 IT 분야 전문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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