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조현아·조현민, 한진그룹 3세 잡음… 선친 과오 답습하나
조원태·조현아·조현민, 한진그룹 3세 잡음… 선친 과오 답습하나
  • 변동진
  • 승인 2019.05.0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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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공정위에 “기한 내 총수 지정” 문서 제출
한진그룹, 2세 이어 3세도 경영권 분쟁 촉발할까 잡음
조원태·조현아·조현민, KCGI 견제 방어·상속세 문제 해결해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박지영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박지영 기자

[스마트경제] 한진가(家) 3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재계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아버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시절 발생한 ‘형제의 난’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전날 공정거래위원회 “기한 내에 총수를 지정하겠다”는 문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관례적으로 매년 5월 1일 ‘대기업집단’을 지정한다. 핵심은 동일인, 이른바 기업의 ‘총수’ 변경 여부다. 이를 위해 지난달 12일까지 각 기업집단에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당초 이날 대기업집단 지정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한진그룹의 자료제출이 어려워져 15일로 미뤘다.

한진그룹이 제출한 자료가 확약서 형태인지 정식 공문 형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선 고발 위기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자료제출 데드라인은 5월 15일이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는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녀들. 사진은 왼쪽부터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한진칼 회장 부인, 조원태 한진칼 회장. /사진=김한준 기자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녀들. 사진은 왼쪽부터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한진칼 회장 부인, 조원태 한진칼 회장. /사진=김한준 기자

◆조원태·조현아·조현민, 아버지 과오 물려받나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의 자료 미제출과 관련해 장남 조원태 한진칼 회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3남매 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 조양호 회장 사망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합의’를 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한진그룹은 고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2세들도 선친인 그룹 창업자 조중훈 전 회장 별세 후 ‘형제의 난’을 치른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남매의 난’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02년 조중훈 전 회장이 작고하면서 장남인 조양호 전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차남 조남호·3남 조수호·4남 조정호 회장이 각각 한진중공업과 한진해운, 메리츠금융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유산분배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 소송전이 일어났다. 당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고인의 유언장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형제들은 사실상 연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조양호 회장이 “가족들이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유언을 남긴 것도 자신이 겪은 형제의 난 때문 아니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원태 한진칼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칼 회장. /사진=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 한진칼 지분, 경영권 향방 갈라 KCGI 방어는?

만약 3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다면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가장 많이 상속하는 사람이 그룹의 총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진에어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한진칼의 지분 현황을 보면 고 조양호 회장이 지분 17.8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조현아 전 부사장(2.31%)과 동생 조현민(2.30%) 전 전무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고 조양호 회장의 특별한 유언이 없었다면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이사장이 5.94%, 조원태‧현아‧현민 삼남매가 각 3.96%씩 상속하게 된다. 이명희 전 이사장의 선택에 따라 그룹 지배력이 좌우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지분을 14.98%까지 늘리며 경영권 견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KCGI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려면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최대한 손실 없이 상속해야 한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있어 무려 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 후 상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수 지정까지 늦어져 잡음이 나오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원태 회장이 가족이나 이사회 및 경영진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도 풀이된다”며 “남매 간 교통정리가 길어질 경우 총수 지정 여부를 넘어 KCGI 측에 경영권을 뺏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공정위 자료 제출과 후계 구도 등에 대해 “아직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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