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 중국은 오는 11월까지 국내 면세상품을 공급하는 ‘큰 손’ 따이공(대리구매인)에 대한 규제와 단속을 강화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국내 면세점 업체들은 ‘기우(杞憂)’일 뿐이라고 전망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올해 초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골자는 따이공이 사업자등록 절차를 거쳐 세금 등의 의무를 지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 구매대행을 할 경우 상품을 매입한 국가와 중국 모두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어 중국 당국은 지난 21일 ‘신(新) 전자상거래법 7대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정보공시의무 위반행위 단속’을 비롯해 ▲가품 판매 단속 및 소비환경 개선 ▲부정경쟁행위 단속 ▲인터넷 광고 정비 ▲온라인 거래 위법행위 단속 ▲온라인 거래 모니터링 강화 ▲전자상거래 사업자 책임 강화 등이다.

이에 따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달부터 11월까지 따이공의 위법 행위 등을 집중 감독하고, 오는 12월 상위 기관에 보고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따이공의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면세업체들은 업황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올 초 실행한 개정안으로 상당수 따이공들이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합법적으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매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월별 면세점 산업 매출액이 사상 최대치 기록했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가 집계한 지난 달 국내 면세점 총매출액은 2조861억원으로 전년 동월 1조6048억원 대비 30% 증가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월매출 2조원 돌파한 이래 두 달 만이다. 물론 4월 1조9947억원을 기록해 전달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최근 12개월(2018년 5월~2019년 5월) 평균 매출액인 1조4546를 상회했다. 이 기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연매출 20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면세점의 꽃 ‘화장품·향수’의 세계 최대 사업자인 신라면세점은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1조2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822억원으로 72.5% 증가했다.

조영선 SK증권 연구원은 “연초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과 관련해 당초 우려감 있었으나 오히려 따이공의 구매 대형화와 구매 단가 상승으로 귀결됐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전자상거래법 지침 발표 5항에 ‘해외 구매대행 행위’ 엄단과 ‘전자상거래 수출입 통관’ 정비에 대한 언급 있으나 연초 개정법 시행 당시와 마찬가지로 따이공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한국 면세 비즈니스 훼손에 직접적 단초로 작용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초 전자상거래법 본격 시행 이후 이미 등록을 마친 구매대행업자(따이공)들은 합법적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꾸준히 동향을 체크할 필 요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법과 관련해 현장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는 전혀 없다”며 “향후 단속 강화와 복잡해진 행정절차로 따이공의 활동이 위축될 수는 있겠지만, 이 역시 지금시점에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면세 시장은 업체간 경쟁이 심화돼 과도한 수수료를 따이공에게 지불하고 있다”며 “심지어 제주도의 경우 ‘줄만 서도 선불카드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따이공 입장에서도 여전히 수익이 사업이기 때문에 활동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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