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역설… 서울 집값 6년 연속 상승 ‘고공행진’
규제의 역설… 서울 집값 6년 연속 상승 ‘고공행진’
  • 이동욱
  • 승인 2019.12.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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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이래 신기록… 토지보상금·SOC 영향
11월 아파트 거래량 3344건… 8년 來 최저
“보유세 올리고 거래세 낮춰야 매물 던질 것”
정부의 전방위 규제에도 서울 집값 오름세는 오히려 속도를 높이며 최장기 상승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의 전방위 규제에도 서울 집값 오름세는 오히려 속도를 높이며 최장기 상승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마트경제] 정부의 전방위 규제에도 서울 집값 오름세는 오히려 속도를 높이며 최장기 상승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선정 지역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집값 상승폭은 되레 확대되고 청약시장도 더욱 과열되고 있다.

10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 들어 11월까지 전년 대비 1.82%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2014년 1.09% △2015년 5.56% △2016년 4.22% △2017년 5.28% △2018년 13.56%로 5년 연속 올랐다. 

남은 보름 남짓 기간의 주택시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올해도 상승으로 마감해 6년 연속 최장기 상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이래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연속으로 상승한 적은 있었지만, 6년 연속으로 상승한 적은 여태껏 없었다.

분양가상한제로 가격을 통제하는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과열이 강남권을 벗어나 강북권과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리 인하로 시중에 넘치는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곳으로 이동하는 데다, 광역교통망 확충과 조정대상지역 해제의 영향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지난 11월 강남권을 표적으로 삼아 분양가상한제까지 강행했으나 인기 지역의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만 커지고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344건으로 10월의 1만147건에 비해 급감했다. 동월 거래량으로 살펴보면 지난 8년 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양도세가 부담돼 시장에 쉽게 매물을 내놓지 않는 데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풀리는 30조원의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과 GTX 광역철도 신설 등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은 부동산을 자극할 또 다른 뇌관이라는 분석이다. 강남 8학군 부활이라는 비판을 일으키는 특목고 폐지도 이런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집값이 6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번 주 ‘부동산 공시가격 신뢰도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공시가격과 관련해 산정 오류, 검증 미흡 등 문제점이 불거져온 만큼 공시가격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다.

하지만 현재 주택시장의 심각한 문제는 서울 집값이 끝없이 오르고 지방은 계속 내린다는 데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가격의 상위 20%의 평균가격(17억원)과 하위 20%의 가격(3억6000만원) 차이가 극에 달하면서 13억원이나 벌어진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양극화가 커진 이유를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판단했다. 부동산 규제 기조가 지속될 경우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공급이 늘고 수요를 분산화해야 집값이 안정화되는데, 규제를 강화해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보유세를 인상하더라도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는 한시적으로라도 낮춰 다주택자 보유 물량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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