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승부수...야구장도 유통 플랫폼으로 품었다
정용진의 승부수...야구장도 유통 플랫폼으로 품었다
  • 권희진
  • 승인 2021.01.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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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1352억원에 SK와이번스 전격 인수… 3월 새 출범
"신세계만의 고객 경험 노하우로 ‘행복한 야구장’ 만들 것"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제공=신세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제공=신세계

 

[스마트경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결합한 ‘올라인(all-line)’ 전략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정 부회장은 본업인 유통산업과 스포츠와의 협업으로 향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352억 원에 인수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26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주식 1000억 원과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 352억8000만 원 등 총 1352억8000만 원이다.

인수 후에도 야구단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며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는 전원 고용 승계한다.   

신세계 측은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면서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두터운 야구팬층이 온라인 시장의 주도적 고객층과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SSG닷컴을 필두로 온오프의 통합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궤를 함께한다. 야구팬과 고객의 경계없는 소통과 경험의 공유가 이뤄지면서 상호 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그룹은 또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프로야구의 질적/양적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야구장 밖에서도 ‘신세계의 팬’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로써 양 사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인천광역시 등과의 협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최대한 빠르게 구단 출범과 관련된 실무 협의를 마무리하고 오는 4월 개막하는 2021 KBO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창단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으며, 시즌 개막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를 이어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구단 네이밍과 엠블럼, 캐릭터 등도 조만간 확정하고, 3월 중 정식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의 역사를 계승하는 것을 넘어 인천 야구,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구단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성장 비전을 마련하고, 로드맵에 맞추어 차질없이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먼저, 프로야구 팬들의 야구 보는 즐거움을 위해 신세계그룹의 고객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야구장을 진화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이 선보여 온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하여 야구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야구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훈련 시설 확충을 통해 좋은 선수를 발굴 / 육성하고, 선수단의 기량 향상을 돕기 위한 시설 개선에도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상품 개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소개함으로써 야구장 밖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야구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한편 야구단을 매각하는 SK텔레콤은 향후 아마추어 스포츠를 장기 후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 발굴과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SK와이번스 인수는 정용진 부회장이 강조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미래인 체험형 공간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경쟁자는 다른 유통업체가 아닌, 야구장이나 테마파크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를 통해 본업인 유통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는 쇼핑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 또한 여러 차례 밝혀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 부회장은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첫 오픈한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을 발표하면서도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미래를 체험형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번 야구단 인수를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기대와 우려의 시선도 교차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야구단 인수를 통하여 신세계가 기업 이미지 홍보 제고 효과와 동시에 유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구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반면, 수년 이상 묵묵히 지원하고 성과물을 바라야 하는 야구단 운영에 정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통할지 미지수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까닭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와이번스 야구단 인수로 롯데그룹의 롯데 자이언츠와의 '유통 공룡'끼리의 라이벌 구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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