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드라마의 말로…남은 건 폐지 뿐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드라마의 말로…남은 건 폐지 뿐
  • 스마트경제
  • 승인 2021.03.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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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사진=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스마트경제]  '조선구마사'가 결국 폐지설에 휩싸였다.

25일 오후, 한 매체는 "SBS 월화극 '조선구마사'가 결국 폐지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매체 또한 신경수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폐지와 관련, 새벽 회의가 있을 예정이며 26일 오전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드라마다. 설명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명백한 '역사 왜곡'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방송 단 2회 만에 위기에 놓였다. 태종, 세종에 이어 최영 장군까지 역사에 실존하는 인물들을 우스갯거리로 만드는가 하면, 철저한 '왜곡' 고증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단 2회 뿐이었지만 문제가 되는 장면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태종(이방원)이 헛것을 보고 백성을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 충녕대군(세종)이 바티칸에서 온 가톨릭 구마 사제에게 중국 술과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를 직접 대접하며 시중 드는 장면, 주인공이 중국 칼을 쓰는 장면, 최영 장군을 비하하는 장면 등 셀 수 없었다.

누리꾼들은 드라마 배경 음악까지 중국의 전통악기로 연주된 점, 극중 연기자들이 갓을 쓰고 나오지 않는 점, 중국의 동북공정 중 하나인 농악무를 보여준 점 등도 문제삼았다.

'퓨전 사극'이라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역사 왜곡을 눈 감아줄 수 있는 국민이 어디 있을까. 대중들은 분노했고, 이는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대중들은 '조선구마사'의 전작 '철인왕후' 뿐 아니라 해당 드라마들에 출연했던 배우들에게도 책임을 묻고 있다. 이에 '조선구마사'를 지원했던 광고주들이 철회 릴레이를 이어갔다. 장소 협조에 이름을 올렸던 문경시와 나주시도 입장을 밝혔다.

사진=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사진=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이에 '조선구마사' 측은 "문제가 되는 씬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라며 "향후 방송에서 해당 부분들을 최대한 수정하여 시청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SBS 또한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하겠다. 또한, 다음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작가가 조선족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이라는 오명만을 남긴 채 '재정비' 하기도 전에 폐지설에 휩싸였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있어 의상, PPL, 고증 오류 등 문제 제기는 늘 있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대중들은 이를 한 순간의 작은 논란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이는 '반중 정서, 과민 반응, 퓨전 드라마의 특징'으로 묻힐 일이 아니다. 역사 왜곡 드라마의 말로다.

press@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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