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 텐센트 유력 후보로 부상… 中 자본 침투에 업계 우려 커져
넥슨 매각, 텐센트 유력 후보로 부상… 中 자본 침투에 업계 우려 커져
  • 한승주
  • 승인 2019.01.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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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XC
사진=NXC

[스마트경제]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습니다.”

연초 터진 넥슨 매각설에 게임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김정주 NXC 대표는 지난 4일 공식입장에서 위와 같이 언급하며 매각설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김 대표의 발언에 국내 게임 업계는 해외 자본에 넥슨이 인수되는 것 아니냐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중국 텐센트가 거론됐다. 게임 업계는 넥슨의 시장가치가 약 10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텐센트 등 거대 중국자본이 인수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텐센트에 인수될 경우 국내 게임시장이 중국 IT자본에 종속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걱정스러운 전망과 탄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유력 후보 텐센트는 지난 2008년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중국 내 독점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10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로열티만 연간 1조원을 넥슨에게 지급하고 있다. 로열티만 고려하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지 않은 만큼 텐센트는 넥슨을 인수할 이유가 충분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텐센트는 2016년부터 해외 메이저 게임사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등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중국 내 게임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넥슨을 매입할 명분 중 하나”라고 밝혔다.

넥슨 매각 소식에 내부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텐센트 등 해외자본에 매각된다면 내부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내부 개발 역량이 위축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와 관련해 넥슨 노조는 7일 ‘넥슨 매각설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불안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넥슨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며 “함께 넥슨을 이끌어 온 수천 명의 고용안정을 위협하거나 국내 게임 산업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냈다.

또 “직원과 사회에 대해 책임감 있고 분명한 의지를 표현해 주길 바란다”며 김정주 NXC 대표에게 분명한 매각 입장을 촉구했다.

김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8년 약 2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화려한 성적표에 비해 성장률은 더뎠다. 던전앤파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과하게 높은데다, 지난 2016년 출시 23일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서든어택2’를 비롯해 넥슨은 최근 몇 년간 신작 성적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가 게임 업계에서 손을 떼는 것은 최근 몇 년간의 성적부진과 국내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주 된 이유 일 것”이라며 “국내 최고 토종 기업인 넥슨이 중국에 넘어간다면, 앞으로 한국의 자체 게임 개발 능력이 추락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유망한 개발 인력들도 줄줄이 유출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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